"9·19 군사합의 원점 재검토" 언급도…남북대화 통한 새 합의 추진 가능성도
12·3 비상계엄 단죄 문제엔 "도려낼 부분 도려내야 새살 돋는다"
답변하는 안규백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6.27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9·19 남북군사합의를 바로 복원하기보다는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부터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준비를 위한 사무실이 마련된 용산 육군회관으로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9·19 군사합의 복원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먼저 문화와 예술 교류가 있었고, 그 이후에 군사적 문제까지 해결하지 않았느냐"며 "먼저 민간 차원의 서로 교류가 있고, 그리고 9·19 군사합의도 다시 복원해서 한반도에 평화의 기류가 흐르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북한은 우리의 적이면서 동포"라며 "항상 그런 두 가지 시선으로, 멀티 트랙으로 다양한 정교한 방법으로 북한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하에 철저히 대비하면서도 교류·협력을 통한 평화 분위기 조성에도 힘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9·19 군사합의도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지금 바로 복원하는 것보다는 (한반도) 상황과 여러 여건을 조합해보면서 어떤 것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지 어떤 것이 남북이 가장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인지, 이 문제를 최적화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의 이런 발언은 9·19 군사합의를 이전 그대로 복원하기보다는 남북 대화를 통해 최적의 군사합의를 다시 도출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그는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한다"며 "아이젠하워가 중국, 북한과 대화해서 휴전하지 않았느냐. 소련도 닉슨이 개혁 개방의 길로 대화를 통해 이끌지 않았냐.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국방개혁 과제를 묻자 "12·3 불법 계엄으로 인해 우리 군이 많이 상처 입고 자긍심이 많이 상실돼 있다"며 "이 무형의 가치인 정신력과 자신감을 살려주는 일이 어떤 무기체계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 간부 이탈 및 군 충원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자긍심은 자신감에서 나오고 자신감을 살려줘야만 군의 사기가 오르고 신명 나고 신바람 나는 그런 군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세력에 대한 단죄 문제에 대해서는 5·16 군사쿠데타, 12·12 군사반란 등을 언급하면서 "과거 역사 정리가 없었기 때문에 계속 현대의 문명사회를 살고 있으면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답변하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6.27 seephoto@yna.co.kr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한 척결 없이 소독약만 뿌리고 봉합해서 가면 곪아 터지는 부분이 생긴다"며 "도려낼 부분은 도려내야 새살이 돋는다고 생각한다. 신상필벌의 원칙에 의해 잘한 사람들은 상 주고 잘못한 사람들은 죗값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군 수뇌부 인사에 대한 방침을 묻자 "제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을 붙박이로 오래 해서 전혀 모른다고 할 수 없지만, 군에 몸담은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여러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보고 최적의 방안이 어떤 것인지 판단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 및 국방비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력 10위, 국방력 5위로 옛날 수준의 대한민국 아니기 때문에 더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임해야 한다"면서 "수동적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포지티브한 자세로 모든 것을 국익의 관점에서 생각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5선 국회의원인 그는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지명된 군 장성 출신이 아닌 국방부 장관 후보자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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