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최근 리벨리온과 손잡아
자체 ‘초거대 AI 모델’ 보유한
네이버·LG는 강점 집중 홍보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
카카오도 자체 모델로 승부수
한국을 대표하는 초거대 인공지능(AI)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 주도의 한국형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자 공모가 시작되면서 국내 테크 업계 간의 물밑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선정 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을 비롯해 집중 지원을 받지만, 오직 5개 팀만 수혜를 받을 수 있어 선발전 자체가 ‘바늘구멍’에 비유된다. 각 기업은 좁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합종연횡 동맹 전선을 구축하거나 생태계 확장 및 현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등 차별화된 전략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7일 정보기술(IT) 당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업을 다음 달 21일까지 모집한 뒤 이르면 8월 5개 정예팀을 뽑는다. 이번 선발전은 컨소시엄(합작법인) 형태로도 신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AI 모델의 기술력과 더불어 이에 적합한 국산 인프라 기반 구축 등도 주된 평가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확보한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둘러 AI 반도체 업계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리벨리온과 손을 잡았다. 리벨리온의 데이터센터용 신경망처리장치(NPU) ‘아톰(ATOM)’을 접목한 서버를 자사 LLM인 ‘에이닷엑스(A.X) 4.0’ 기반 서비스에 테스트 중이다. 코난테크놀로지도 자사 LLM ‘코난’을 탑재, 리벨리온의 NPU에서 구동되는 ‘코난 AI 스테이션 서버’를 공개하며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스테이지 역시 AI 팹리스 기업 퓨리오사AI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자체 LLM ‘솔라’를 퓨리오사AI의 차세대 NPU ‘레니게이드’에 최적화해 탑재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LM과 NPU 업체 간 합종연횡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한 정석적 공략법”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가 예상되는 네이버와 LG AI연구원은 ‘양강’으로 분류된다. 양사가 보유한 자체 초거대 AI 모델은 한국형 AI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생태계 확장 및 실제 산업 현장 적용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최신 경량화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 시드’를 오픈소스(개방형)로 공개했으며, 자체 AI 서비스에 LLM을 결합해 공공 부문 등으로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국내 첫 추론형 AI ‘엑사원 딥’을 선보인 LG AI연구원은 그룹 계열사 현장에 온디바이스(내장형) 형태로 모델을 탑재하거나 임직원용 AI 에이전트를 도입을 추진하는 등 산업군 활용력을 강화 중이다. 이외 삼성SDS도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 등의 금융·공공 부문 특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업도 향후 컨소시엄 구축을 위해 타 업체 및 학계와 연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온 KT와 카카오도 소버린 AI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다음 달 초 공개를 염두에 뒀던 GPT-4o 기반 ‘GPT-K(가칭)’ 등의 출시 시기를 조정하고 자사 LLM ‘믿음’의 차기 버전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 중이다. 국내 최초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던 카카오 역시 자체 AI 모델 ‘카나나’의 한국어 언어 성능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프로젝트 참여 시동을 걸고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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