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존 신임 비대위원장 "소통 늘리고 전공의들 의견 반영 노력"
의정갈등 장기화…전공의 돌아올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김잔디 오진송 기자 = 전공의들이 새로운 수장 선출과 함께 내부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의정 갈등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전날 밤 온라인으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고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를 새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한 위원장은 전체 176표 중 찬성 96표, 반대 30표, 기권 24표, 불참 26표로 새 비대위원장으로 인준됐다.
대전협은 주말인 28일 오프라인 총회를 열어 새로운 비대위 구성과 운영을 의결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토의할 예정이다.
대전협은 새 비대위원장 인준을 알리는 공지에서 "의료정상화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하며, 전공의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성급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과정과 결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그 뜻을 따르는 방향으로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에도 "앞으로 소통을 더 늘리고 내부 전공의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단 전 비대위원장의 소통 부족을 지적해왔던 한 위원장이 선출 일성으로 전공의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하면서 비대위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위원장이 초강경파였던 전임 위원장과 달리 소통과 대화에 방점을 둔 만큼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교착 상태에 놓인 의정 갈등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온다.
최근 복귀를 원하는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분출하는 가운데 새 집행부의 등장이 내부 결속을 다지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2024년 9월 경찰 참고인 조사 출석한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가 9일 오전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9.9 hkmpooh@yna.co.kr
전공의인 장재영 대한의료정책학교 교육연구처장은 "초기부터 지역 병원 등 전공의와의 소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 같아 기대가 크다"며 "다양한 전공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쉽지 않겠지만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공유한다면 구성원 스스로 사태 해결 방안을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공의는 "전공의 전체 의견을 한 번쯤 확인할 수 있는 과정이었기에 긍정적 의미의 단일대오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앞선 집행부보다는 온건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비대위 자체를 처음부터 구성하다 보면 강경해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롭게 꾸려지는 비대위가 복귀뿐만 아니라 의료계 내부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또 다른 전공의는 "새 대표 선출로 대화가 급물살을 탈 수 있겠지만 의료계 내부 갈등도 아직 봉합하지 못한 상태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며 "이번에 들어가면 먼저 복귀한 의대생, 전공의를 각종 활동에서 배제하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정부를 믿고 복귀한 이들의 걱정이 크다. 이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사태 마무리를 특례를 통한 복귀로 하면 나중에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또다시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한다"며 "(복귀에 앞서) 최소 대국민 사과와 이미 복귀한 이들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비대위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개시되는 7월 말을 앞두고 앞으로의 대응 방향 정리와 정부와의 대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을 비롯한 4개 대형병원 전공의들은 앞서 기존 비대위의 요구 조건을 대폭 수정한 ▲ 윤석열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방안 재검토 ▲ 보건의료 거버넌스의 의사 비율 확대 및 제도화 ▲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수련 연속성 보장 등의 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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