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AI 에이전트 전략 발표
회의 내용은 자동으로 요약 제시
반복 업무 70% 가량 자동화 가능
금융사 시스템도 AI 활용해 개선
개발비 68% 낮추고 안전성 높여
오는 9월 공공플랫폼 출시해 공략
삼성SDS 재무담당자 김연수 씨(가명)는 매달 1000건이 넘는 법인카드 영수증을 검토한다. 구매팀과 영업팀이 사용한 카드 내역이 실제 금액과 일치하는지, 지출이 회사 규정에 맞는지를 따지는 일이다. 그동안 1500건에 달하는 영수증을 처리하는 데 사흘 이상이 걸렸지만,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뒤로는 5시간이면 끝낸다. 반복적인 검증 작업을 AI가 자동으로 처리하면서 김씨는 야근 없이 정시 퇴근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S는 26일 서울 잠실캠퍼스에서 ‘생성형 AI 미디어데이’를 열고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전략을 발표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 △협업형 AI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 등을 공개했다. 그는 “이제 AI는 사람의 지시만 기다리는 조력자에서 벗어나,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에이전틱(Agentic)’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며 “AI 에이전트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SDS가 그리는 생성형 AI의 미래는 단순한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을 넘어, 판단과 실행까지 스스로 해내는 자율형 AI다. 대표적인 예가 패브릭스다.
패브릭스는 기업 내부 시스템과 데이터를 연결해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금융권의 노후 시스템 전환에 특화됐다. 실제로 금융사 상당수는 20년 이상 된 전산 프로그램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아직도 윈도 XP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패브릭스의 ‘코드 전환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기존 코드를 AI가 분석해 새로운 언어로 자동 변환할 수 있다. 삼성SDS에 따르면 코드 전환 에이전트를 금융 고객사에 적용한 결과 코드 전환 성공률이 98.8%에 이르고, 개발 비용은 수작업 대비 68% 절감됐다. 삼성SDS는 패브릭스를 공공 분야로도 확장하고 있으며, 오는 9월에는 민관협력형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공공 전용 패브릭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사용자의 일상적인 협업 업무를 보조하는 AI 비서다. 메일 작성·회의록 요약 등 기업 내 공통 업무에 생성형 AI를 접목한 형태로, 삼성SDS는 여기에 ‘퍼스널 에이전트’ 기능을 추가해 오는 9월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퍼스널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설정한 목표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다. 예를 들어 임원 회의에 배석한 직원이 녹음된 음성 파일을 업로드하면 AI가 이를 요약해 자동으로 보고서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지난 4월 출시된 ‘인터프리팅 에이전트’는 글로벌 회의 현장에서 실시간 한국어·영어 통역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원 언어는 오는 7월까지 7개 국어, 11월까지 17개 국어로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SDS는 이와 함께 업무 데이터를 확인해 주요 할 일을 알려주는 ‘브리핑 에이전트’와 업무 문의에 자동으로 답변하는 ‘앤서링 에이전트’, 업무 상황에 필요한 지식·참고자료를 추천하는 ‘큐레이팅 에이전트’, 이동 중에도 음성으로 업무 처리를 지원하는 ‘보이스 에이전트’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브리티 오토메이션은 반복적이고 복잡한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솔루션이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이 영수증에서 이상한 거래를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문제를 포착하고, 계정 처리가 잘못된 경우에는 자동으로 수정한다. 삼성SDS는 이를 통해 오피스 업무의 약 70%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솔루션 대비 효율이 2배 개선됐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송해구 삼성SDS 솔루션사업부장은 “AI 에이전트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일하는 ‘디지털 동료’로 진화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실제 업무에 즉시 적용 가능한 형태의 AI 에이전트를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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