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짖는 소리와 행동 등을 해석해 의미를 알려주는 인공지능(AI)이 등장했다.
AI를 개발하는 캐나다 신생기업(스타트업) 베로AI(대표 정소영)는 26일 반려견의 행동과 소리 등을 분석하는 AI '시딜스'(SeDils)를 개발해 국제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시딜스 AI는 개에게 채우는 스마트 목걸이로 짖는 소리, 꼬리를 흔드는 행동 등을 파악한 뒤 이를 분석해 견주에게 앱으로 의미를 알려준다. 하일후 베로AI 이사는 "반려견의 21가지 감정을 찾아내 알려준다"고 말했다.
정소영 베로AI 대표. 베로AI 제공
이를 위해 이 업체는 개가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리, 냄새, 행동 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해 AI를 학습시켰다. 하 이사는 "사람이 듣는 가청주파수대 영역의 소리와 개만 들을 수 있는 주파수 영역의 소리 등을 모두 모아 여기에 반응하는 개의 행동 등을 분석했다"며 "주변 환경에 변화가 없어 개가 가만있어도 AI가 개의 감정을 추론한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스마트 목걸이와 앱으로 구성된 시딜스 시스템을 내부 시험을 거쳐 내년에 미국과 캐나다에서 우선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투자를 유치하고 있으며 인도에 생산시설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과 양산을 논의중이다. 하 이사는 "다달이 비용을 받는 구독형 앱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별도 판매하는 스마트 목걸이 가격은 스마트 시계와 비슷한 가격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북미에서 성과가 좋으면 한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북미에서 먼저 출시하는 이유는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하 이사는 "북미에서 반려견의 혈압, 심박수 확인 등에 사용하는 스마트 목걸이 시장 규모가 1조 원이 넘는다"며 "미국은 반려견 1마리당 연 800만 원의 비용을 사용해 한국보다 반려견 시장이 40배 이상 크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인 정소영 대표는 북미를 겨냥해 2023년 캐나다에서 이 업체를 설립했다. 현재 직원 15명의 이 업체는 AI 분야의 저명한 학자인 요수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가 설립한 AI 연구소 'MILA'와 협업하고 있다.
반려견과 소통하려는 시도는 전세계에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하고 있다. 미국 트레이니는 짖는 소리와 행동 등을 AI로 분석해 알려주는 반려견 번역 앱을 개발했고, 주링구아와 대만의 퍼보도 같은 연구를 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펫펄스랩도 반려견 소리로 건강상태를 추론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이사는 "반려견과 소통하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하는데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일부 시도는 추정에 가깝다"며 "시딜스 AI는 스마트 목걸이로 끊임없이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하기 때문에 능력이 계속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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