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첫 추경 시정연설 나선 李 대통령…민주당, 12번 박수 vs 국민의힘 "김민석 제고해달라"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2025.6.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여야는 극명한 온도 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시종일관 박수와 환호를 보냈지만, 국민의힘은 침묵을 지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들뜬 모습을 보였다. 본회의장 곳곳에 삼삼오오 모인 민주당 의원들은 저마다 환담을 나누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본회의장에 자당 의원들이 들어올 때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악수를 하며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본회의장엔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도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가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와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우르르 몰렸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엄지를 치켜들고 김 후보와 사진을 찍었고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에게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권칠승·허영·박선원·문정복·문진석·최민희 민주당 의원 등도 김 후보와 사진 촬영에 나섰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시정연설을 위해 입장하며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5.06.26.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는 안내가 나오자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중앙 통로에 도열해 박수로 이 대통령을 맞았다. 이 대통령은 양쪽에 도열해 있는 민주당 의원들과 차례로 악수한 뒤 단상에 올랐다. 이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기 전까지 민주당의 박수 소리는 끊기지 않았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자리에서만 일어서 채 침묵으로 이 대통령을 맞았다.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는 이 대통령을 쳐다보는 의원도 극히 일부였다. 대부분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면만을 응시한 채 이 대통령의 인사가 끝나는 순간만을 기다렸다.
이날 이 대통령은 남색 배경에 통합의 의미를 담은 얇은 빨간 줄이 그어진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인 이 대통령은 민주당 쪽 보다도 먼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단상에 오른 이 대통령은 양쪽에 설치된 투명 프롬프터(자막 노출기) 대신 종이 원고를 보며 연설을 시작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들고 이 대통령을 촬영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는 이재명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2025.06.26.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연설 중간중간마다 이 대통령은 원고에 없던 애드리브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외교에는 색깔이 없다. 진보나 보수냐가 아니라, 국익이냐 아니냐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자 민주당에선 첫 번째 박수가 나왔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감사하다"면서도 "국민의힘 의원들 반응이 없는데 쑥스럽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연설 중간 "특히 우리 야당 의원님들께서도 삭감에 주력하시겠지만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거나 추가할 게 있으면 언제든 의견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쪽에선 술렁임과 동시에 웃음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시정연설이 마무리되고 이어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선 일부 의원들이 이러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소수 야당을 협치 대상으로 본 게 아니라 조롱한 것 아니냔 (의원들) 발언이 있었다"며 "(이 대통령의) 애드리브 같은데 무시와 조롱으로 받아들인 의원들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민주당에선 박수가 총 12번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만 유일하게 이 대통령이 단상에 오르는 중 박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잠시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안경을 벗고 이 대통령의 연설문을 읽으며 메모했다. 송 원내대표가 본 연설문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단어가 적혀있었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6.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17분 동안의 연설을 마친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쪽으로 먼저 향했다. 이 대통령은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을 시작으로 통로 주변에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 대통령의 동선과 거리가 떨어져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 앉아있거나 혹은 정면을 응시한 채 서 있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인사하기 위해 손을 내민 이 대통령에게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김 후보자는 안된다"고 두 차례 말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웃으며 권 전 원내대표의 어깨를 툭 쳤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통령에게 귓속말로 "김 후보자 지명을 재고해달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어렵지 않겠어요?"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대통령은 민주당 쪽으로 향해 다시 여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을 누비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약 5분 동안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찾지 못한 곳에선 한 여당 의원이 "여기도 있어요"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정청래 의원의 손을 겹쳐 잡으며 격려를 하기도 한 이 대통령은 끝으로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김종민 의원(무소속)과도 사진을 찍으며 마지막까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 바깥으로 나설 때 김현 민주당 의원 등은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정청래, 박찬대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2025.06.25. photo@newsis.com /사진=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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