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부터 컷신까지… 빛으로 연출 의도를 전달하는 법
게임의 이미지를 책임지는 직군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라이팅 아티스트'는 게임의 분위기와 몰입감을 조율하는 역할이다. 단순히 화면을 밝힐 뿐만 아니라 최전선에서 연출 의도를 시각적으로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24일 넥슨은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5(NDC25)'를 개최했다. 김대훈 퍼스트 디센던트 비주얼라이팅팀 팀장은 '퍼스트 디센던트 라이팅 아티스트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홍보 트레일러는 출시 전후의 전략을 가르는 중요한 도구다. 게임 출시 전에는 관심을 끌고, 출시 후에는 새로운 맵이나 캐릭터, 퀘스트 등 업데이트된 정보를 유저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단지 예쁜 영상이 아니라 게임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설득하는 마케팅 핵심 콘텐츠다.
이를 위해 리얼타임 렌더링은 빠르게 성장하는 무기 중 하나다. 실시간 렌더링 환경에서는 개발 중인 리소스를 활용하며, 카메라 연출이나 애니메이션 작업을 병행해도 빠르게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 시간 효율성은 물론 깊이감 있는 연출과 FX, 레이아웃 조정 등 시각적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라이팅 디벨롭 과정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은 깊이감과 무드다. 조명의 색과 강도로 장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선을 유도해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특정 요소에 시선을 집중시키거나 불필요한 정보를 차단하는 등 시나리오와 컷신 연출에 맞는 시각적 조율이 필요하다.
이때 라이팅은 캐릭터의 감정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매력 있게 보여주는 역할까지 맡는다. 무드 변화에 따라 연출의 밀도는 달라지고, 유저의 감정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물론 화려한 조명에는 대가가 따른다. 라이팅은 종종 퍼포먼스 이슈를 유발하고, 엔진 퀄리티 모드에 따라 구현 결과도 달라진다. 최적화를 고려하지 않으면 개발이 끝난 후 작업을 되돌리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프레임 시각화 툴 등 기술적 분석과 협업이 중요하다. 영상 제작 과정에서는 여러 부서와의 협업이 필수다. 각 팀이 동시에 작업을 시작하는 구조에서는 라이팅, 모델링, 애니메이션, 카메라 연출 등 다양한 부서 간 조율이 중요하다.
특히 트레일러처럼 스포일러 방지를 전제로 한 작업에서는 연출 방향성과 개발 리소스의 균형이 관건이다. 김 팀장은 "라이팅 아티스트는 자기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의 취향이나 기술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전체 방향에 맞는 빛을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라이팅 퀄리티 자체가 아닌 게임의 목적에 맞는 '적절한 연출'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강연자는 "정답은 없다"고 말했다. 14년 차 경력이지만 여전히 배우는 중이며 영화나 게임 레퍼런스, 선배 아티스트의 강의를 보며 스스로 고민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단지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저 장면이 나왔을까"를 끊임없이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실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1만 시간의 법칙처럼, 축적된 경험과 꾸준한 분석이 유일한 방법이다.
as7650@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