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오'에 참여한 이펙트 테크니컬 디렉터 이재준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4일 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오' 이재준 디렉터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재준 디렉터는 앞서 '인사이드 아웃2', '엘리멘탈' 등에도 참여했으며, 이번 영화에서도 바다 효과와 모래 효과 작업을 맡아 한층 더 강력한 몰입도를 이끌어 낸 인물이다.
지난 18일 개봉한 '엘리오'는 지구별에서 혼자라 느끼던 외톨이 엘리오가 어느 날 갑자기 우주로 소환돼 특별한 친구를 만나며 펼쳐지는 감성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영화다.
이재준 디렉터는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주목 포인트로 '외로움'을 꼽았다. 그는 "부모님의 부재에서 오는 외로움도 있지만, SF 장르에서 그려지는 외로움이란 감정으로 보면, '엘리오'의 시작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광대한 우주 공간 속에서 인간은 작은 별에 사는 존재로서 본질적인 외로움을 지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엘리오'에서 표현하려 했던 인간적인 성장과 외로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그린 이야기가 한국 관객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이하 '엘리오' 테크니컬 디렉터 이재준 인터뷰 일문일답
Q. 바다와 모래 등 효과 작업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이펙트 작업에 있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지, 작업 시간에는 어느 정도 걸렸는지?
A. 저 전문 분야가 에펙스라는 전문 분야다. 바다나 모래 작업을 했다. 보통 물 작업을 어려워한다. 뒷면에 많은 데이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객분들은 하나의 화면만 보시겠지만, 1초를 위해 컴퓨터 수천 대가 사용된다.
'엘리오'가 해변가에서 교신을 하는데, 포인트가 수십, 수천만 개에 달하기 때문에 좀 더 라이트 하게 작업할 수도 있었지만 시뮬레이션을 가지고 모래 작업을 했다. 이 또한 대단히 무거운 작업이었다. 일반적으로는 물 작업이 대단히 챌린지하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아주 디테일한 모래 작업도 어려웠다.
Q. 담당한 파트와 작업에 있어서 중점 둔 바?
A. 이펙트라는 부분, 동시에 에펙스라고도 부른다. 넓은 바다신들이 나오는데, 그 부분들을 주로 작업했고, 후반에는 모래팀에 들어갔다. 팀을 나누는 건 아니지만, 보통 작업자가 연속성을 갖기 위해서 작업을 하는 인물이 그대로 하게 된다. 저희 바다 작업이 조금 일찍 마칠 여건이 되어 나중엔 모래 작업도 했다.
Q. 바다와 모래 등 자연이나 배경을 구현하는 것이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구현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일 것 같은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작업하기 더 까다로운 지점이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A. 캐릭터를 작업하는 건 인간의 감정이나 연기를 하는 것이고 자연현상을 가지고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파도가 칠 때 거친 파도는 격함을 표현하기도 하고, 잔잔한 일렁임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다.
감독이 이 시퀀스에서 어떤 감정을 전달하기를 바라는 가를 베이스로 두고, 이펙트를 할 때 접근해서 만든다. 사실 보이기에는 다르지만 결국에 공통 지점을 향하고 있는 건 '어떤 감정을 다른 소재를 가지고 관객에게 전달하는가' 그게 결국에는 같은 어떤 목적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작업을 한다.
Q. 이런 효과를 통해서 영화의 분위기나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 어떤 효과를 의도했는지 예를 들어서 설명해 달라.
A. 엘리오가 커뮤리버스에서 정체가 드러나고 쫓겨날 때, 바다에 떨어질 때, 엘리오의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과 급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바다와 격정적인 큰 파도가 일어나는 작업을 했다.
엘리오가 해변으로 밀려나 지구의 대표라는 직함을 달고, 본인 스스로가 대단한 인물이 됐다는 걸 상실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좀 더 차분하고 잔잔한 파도를 만드려고 했다. 감독님이 의도했던 건 상실감을 담은 바다를 표현하는 것이었기에 그런 피드백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Q. '엘리멘탈', '인사이드 아웃 2'에도 참여하셨는데, 이번 '엘리오'가 특별했던 점이나 기존 작업과 달랐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두 작품을 같이 작업했다는 게 영광이기도 했다. '엘리오'가 의미 있던 건 두 가지였다. 제가 한 달 된 아이가 있는데, 엘리오가 부모를 잃었고, 그 감정을 안으로 삭히고 외계인과 끊임없이 교신하려고 했던 모습이 부모님에 대한 상실과 사랑에 대한 갈구라고 느꼈다. 그걸 보고 제 아이들이 너무 생각이 났다. 회사 내부에서도 스크리닝을 하는데, 제 아이들이 생각나서 울었다.
하나는 학창 시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따돌림을 당하기도 하고, 제가 느꼈던 상실감, 그리고 잘 어울리지 못하고 그리고 한편으로 조금 따돌림을 당하고 하면서 제가 느꼈던 어떤 그런 그게 상실감, 세상에 진짜 혼자 남아 있다는 어떤 그런 느낌 그런 것들을 부모님이나 혹은 가까운 친구들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한편으론 부끄러워서 다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제가 찾은 건 애니메이션이었고, 엘리오를 통해 일한다는 생각이 들 때 저와 제 아이들의 모습이 보여서 더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찾았던 게 당시에 애니메이션이었고 결국, 이렇게 세월이 지나서 제가 이 작품에 또 '엘리오'라는 이 애니메이션 작품에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들 때 그럴 때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Q. 영화의 장면을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이펙트 파트는 전체적인 시나리오 구상 과정이 어떻게 되는가?
A. 감독님에게 달려있다. 어느 정도 러프하게 해 놓고 시나리오를 진행해 나간다. 저희가 끊임없이 보여드리고 그래서 감독님 또한 '이 정도는 표현해 낼 수 있구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확인을 하시면서 시나리오를 계속 발전시킨다고 생각한다.
Q. 이펙트 파트에서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부분이 있다면 짚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A. 일반적으로 말을 하자면 전통적으로 해왔던 이펙트와 다르지 않다. '우우우'라는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데 메타볼이라는 오래된 기술이 있는데, 성공적으로 캐릭터를 만든 것 같다. 메타볼은 말 그대로 찰흙처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인데, 오래된 기술이며 그 기술로 캐릭터를 만든 적은 없다. 그런데 대단히 성공적으로 만든 부분이었다.
Q. 모래 장면의 디테일은 어떻게 완성됐나?
A. 모래는 아트팀에서 글씨체라던가, 그런 형태를 수많은 피드백을 통해 완성됐다. 한글 같은 경우는 제가 썼다. 작업자에 맞게 아트 비전에 맞게 귀엽게 쓰려고 노력하고 더하기도 하면서 썼던 것 같다. 아트팀에서 영화 초반, 많은 피드백과 그걸 통해서 만들어낸 좋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Q. 애니메이션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과 픽사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
A. 한국인이 더 뛰어나다는 걸 지양하려고 하지만, 대단히 열심히 하시고, 느껴지는 열정이 있다. 진부한 얘기기도 하지만 특별한 점이 있기도 하다. 치열하게 살고 있기도 하고, 지금 한국 문화의 중흥기를 맞고 있다.
제가 15년 전에 미국에 왔을 때랑 지금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하늘과 땅처럼 다르다. 한국이 문화 강국이기도 하고, 전 세계가 한국 문화에 집중하고 한국 아티스트들이 알려지게 되고 있다. BTS나 그런 부분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한국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제작하는 제작자분들도 계시고 비주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일하는 저 같은 아티스트들이 이제야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픽사에 입사하는 것도 정말 진부한 얘기지만 왕도는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실력을 잘 쌓고 좋은 때를 기다리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 아티스트가 10~15분 정도 있다. 계속 실력을 쌓고 어떤 그런 때를 기다리면 좋은 기회들이 좋은 아티스들에게 갈 거라고 생각한다.
Q. 15년 전에 미국에 가셨다고 하셨는데, 픽사의 이펙트 디렉터가 되기까지의 과정?
A. 어렸을 땐 애니메이션을 워낙 좋아했다. 고창에서 태어나 영화관에 자주 가진 못했는데 친척누나가 절 데리고 '라이언킹'을 보여줬던 게 가슴에 남았다.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배웠고,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다만 저는 수학과 물리를 좀 좋아했다. 이펙트라는 분야가 그런 어떤 그런 역량을 가지고 활용했을 때 다른 파트보다 좀 더 그런 분야를 잘 쓸 수 있고 그런 분야를 사용해서 화면에 나타낼 수 있다는 게 저한테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그 이후 미국에서 아카데미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라는 아트스쿨에서 석사 공부를 하며 공부했다.
Q. 왜 픽사에 들어가고 싶으셨나? 최종 목표는?
A. CG 아티스트라면 픽사에서 일하고 싶단 생각을 다들 한 번씩은 했을 것이다.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몰려있는 스튜디오다. 저는 대부분 커리어를 LA에서 보냈다. 헐리우드가 그곳을 중심으로 있기에 기회도 많고, 회사도 많았다. 이곳에서 7,8년 정도 경력을 쌓았다. 우연치 않게 '카스 온더 로드'라는 스트리밍 쇼를 만들때 제가 픽사에 합류하게 됐다.
그리고 전 '월리'라는 작품을 제일 좋아한다. 애니메이션이 대사를 하지 않고 직접 말하지 않아도 감정을 전할 수 있다는 게 영화에서도 그럴 수 있지만 처음으로 그런 감정을 느꼈던 작품이다.
최종 목표는 제가 이 작품을 이끌거나 연출하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사 하나하나 작품이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애니메이션 작품이 아니라 픽사가 지금까지 계속 나누고 있는 작품은 애니메이션 전 세계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페이지를 페이지라고 생각하고 그 페이지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일을 하고 있고 그런 자부심을 가지면서 일을 하고 있다. 언제까지 미국에서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있는 동안 많은 좋은 작품에서 작품에 참여하고 계속 그렇게 일을 해보고 싶다.
Q. 관객들이 '엘리오'를 볼 때 효과 부분에서 어떤 부분에 주목하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장면이 있나?
A. 사실 '엘리오'가 이펙트가 엄청 강조되는 작품은 아니다. 집중해서보면 좋을 것 같단 포인트를 주면 좋을텐데, 그 외로움이라던가 부모님의 부재에서 느껴지는 외로움도 있지만 SF에서 보여지는 외로움이란 감정에서 보면 엘리오의 시작과 마지막 장면에 드러나는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작은 별에서 사는 생물학 종이기에 본질적인 외로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건 인간이라는 종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외로움도 있기에, 그런 외로움을 이 캐릭터가 어떻게 극복하는지 초첨을 맞춰보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Q. '엘리오'가 주는 강점?
A. 지금 픽사 영화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영화 애니메이션 수준이 아주 아주 높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뿐만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에서 보여지는 힘이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외로움이란 감정을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그래서 저는 분명히 엘리오가 풀어내는 그런 외로움이랑 어떤 감정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관객분들에게 잘 다가갔으면 좋겠고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Q. 이펙트 디렉터가 AI를 만나 변화하고 있는 부분?
A. 저희가 프로덕션 상에서 AI를 사용하진 않는다. 아직 알 수 없지만 AI 기술을 통해 제 직업과 포지션에서 기대되는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거대한 담론에 대해 말씀드릴 순 없지만, 우려되는 지점도 많다. 문화적인 풍부함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사실은 개인적인 어떤 그런 직업으로서는 우려가 되지만 아티스트로서 예술인으로서는 분명히 강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다만, 기술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이렇게 수많은 큰 자본들만 할 수 있었던 작품들, 이펙트나 화면들을 더 손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예술인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더 많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엘리오'를 보게 될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A. 제 최애 장면은 엘리오가 이렇게 막 날아다니면서 음료를 마시고 토하는 장면이다. 사실 그 장면을 보면서 너무 한국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번에 '엘리오'에서 표현하려고 했던 인간적인 그런 성장과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인간적인 어떤 성장을 다루려는 그런 부분들이 한국 관객분들에게 꼭 잘 다가갔으면 좋겠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엘리오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