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설계·개발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더 나은 제품·서비스 디자인은 물론 한 단계 발전한 고객경험(CX)까지 제공하는 사례가 다수 소개됐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24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2회 퓨쳐디자인포럼에서는 현업 디자이너들이 AI를 활용해 제품·서비스 디자인과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최적화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날 행사는 세계산업디자인의 날(29일)과 연계해 열렸다. AI 활용에 대한 디자인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당초 계획한 400명을 넘어 약 600여명이 참석했다.
임지동 LG전자 CX센터 전문위원이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회 퓨쳐디자인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배옥진)
임지동 LG전자 CX센터 전문위원은 AI 관련 제품·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현실적인 기술 장벽과 사용자 기대간 괴리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모든 생활가전과 서비스에 AI가 접목되고 있는데 실제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소비자 기대간 차이가 있어 간극을 좁혀나가는 게 제조사의 당면 과제다.
임 전문위원은 “AI에 대한 사용자 기대가 높지만 현재 기술 수준은 이를 모두 충족할 수 없다”며 “AI 개발 로드맵에 따른 기술 한계를 이해하고 사용자 기대를 이 범주 내에 유지시켜 해당 브랜드에 대한 만족과 신뢰를 끌어내는 게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또 “AI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는 과정 내내 사용자 만족도를 지속 유지해야 하는 만큼 AI에 대한 사용자 기대를 점진적으로 높일 수 있는 중장기 브랜드·제품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24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2회 퓨쳐디자인포럼에는 AI 기반 디자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당초 예상보다 많은 600여명 참석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상대적으로 AI 사용 환경이 자유로운 대학생들이 직접 생성형 AI에 디자인 작업 과정을 학습시킨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디자인 프로세스 전반에 AI를 접목한 'ADD(AI가 보조된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 개념을 제시했다.
하승민 디자이너(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는 “AI를 리서치나 시각화 단계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아이디어를 발굴·개념화하거나 결과물을 리뷰하는 단계에서 엉뚱하거나 낮은 수준의 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기업과 학교에서 모두 활용도가 낮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디자인 작업 과정의 단계와 역할을 학습해 디자인 실무에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학습시킨 과정을 공유했다.
손아현 디자이너(국민대 AI디자인학과)는 개발 지식이 없는 디자이너 3명이 AI 툴을 활용해 'AI 도슨트' 서비스를 2주 만에 개발한 과정을 선보였다. 비콘과 스캐너를 이용해 전시장 내 관람객 이동에 따라 자동으로 작품을 설명해주는 콘셉트다.
손 디자이너는 “디자인과 개발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디자이너는 '메이커'로서 역할이 더 확장됐다”고 제시했다.
삼성디자인멤버십의 멘토로 활동한 고성찬 삼성전자 프로는 “AI는 디자이너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 과정의 효율성을 올리고 난제를 함께 풀어가는 협업툴 역할을 한다”며 “다양한 AI 툴을 이용하면서 창의 범주를 확장하고 툴끼리 연동해 더 나은 결과물을 얻을 여지도 커진다”고 부연했다.
김선태 엔닷라이트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기반 3D CAD 솔루션으로 생성한 3D 콘텐츠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AI 학습에 필요한 3D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조 불량 검출을 위한 AI 모델을 개발한 사례를 공유했다. 제품·산업 디자이너를 위한 실시간 3D 디자인 협업 솔루션도 제안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2회 퓨쳐디자인포럼에서 윤상흠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사진 왼쪽 다섯번째)과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실장(왼쪽 여섯번째)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와 발표자들이 기념 촬영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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