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 부모 일터 나간 사이 집에서 화재
잠들어 있던 자매 중 언니 숨지고 동생 중태
사고 가정, 생활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새벽 시간대 발생한 화재로 자매가 참변을 당한 2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 2025.06.24. mingya@newsis.com
[부산=뉴시스]이아름 김민지 기자 = "그 새벽에 아이들만 있을 때 사고가 났다고 하니…남일 같지가 않다."
2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4층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이날 새벽에 난 불로 어린 자매가 참변을 당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더해 이곳에는 무거운 공기가 짙게 깔려 있었다.
화재 발생 반나절이 지났지만, 아파트 단지에는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아파트 관리인과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안타까워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아파트 경비원은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사고 소식을 들었는데 남 일 같지가 않았다"며 "손자, 손녀 생각도 나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근무한 지 6개월밖에 안 돼서 가정의 이야기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슴이…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끝을 흐렸다.
[부산=뉴시스] 새벽 시간대 발생한 화재로 자매가 변을 당한 24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화재 당시 상황 (사진=독자 제공) 2025.06.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주민들은 이 자매를 인사성이 밝던 아이들로 기억하고 있었다.
한 주민은 "아이들이 항상 보면 먼저 인사하고, 내가 누군지 잘 모를 것 같은데도 인사를 했다"며 "부부도 다정하게 손잡고 다니는 모습이 참 단란해 보였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주민도 "우리 동네가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이 자매를 항상 예뻐라 했다"며 "아이들이 매번 어른들에게 인사하고 그랬다"고 이야기했다.
같은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은 "새벽에 아이들만 있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하니 너무 안타깝다"며 "어른이 있었더라면…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는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경보가 울려서 나가보니 연신 대피하라는 목소리가 들렸다"며 "아파트 밖으로 나와보니 4층에서 불이 막 나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부산=뉴시스] 김민지 기자 = 새벽 시간대 발생한 화재로 자매가 참변을 당한 2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 합동 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5.06.24. mingya@newsis.com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은 약 2시간 정도 진행된 뒤 종료됐다.
경찰과 소방은 감식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4시15분께 부산진구의 한 20층짜리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A(10)양이 숨지고, B(7)양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오전 4시께 부모가 일터에 나간 사이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거실에서 최초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며, 침실에 있던 아이들은 잠을 자던 새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가정은 지난 3월 주민센터에 생활고를 호소하며 관련 지원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는 지원 조건에 해당되지 않았지만, 자매는 교육급여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진구청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해당 가정에 긴급 의료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ha@newsis.com, mingya@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