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자료 제출 두고 고성 오가…반말에 사과도
김 "현금 쌓아둔 적 없어"…민주당, 청문회서 총력 방어
국힘, '재산 6억 형성' 집중 추궁…주진우 "해명 바뀌어"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5.06.24.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훈 이승재 남정현 한은진 기자 = 여야는 24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 자료 제출과 재산 형성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제기한 각종 의혹들을 '흠집내기 시도'로 규정하면서 김 후보자를 감쌌다. 반면 야당은 김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을 지적하고, 재산 형성 과정과 자녀 유학비, 칭화대 석사 학위 취득 논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특위) 야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청문회는 묻고 듣는 회의인데 후보자는 '묻지마 청문회'를 만들었다"며 "깜깜이 청문회"라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은 가족과 전처를 빼고 수상한 금전관계가 있는 5명만 증인을 요청했는데 민주당이 응하지 않았다"며 "사상 초유로 증인 없이 (청문회를) 치르게 됐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후보자가 본인을 포함한 개인정보동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제출 자료 중에도) 알맹이 있는 자료는 전무하다"며 "한덕수 청문회 때처럼 회의를 연기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문위원장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후보자와 가족 등 관련자들에게 청문회에 필요한 개인정보동의서를 오전에 사인하게 하는 것"이라며 "후보자의 다짐을 받아달라. 특단의 조치를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특위 여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증인·참고인은 이 청문회를 원만히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라며 "(후보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청문회 과정에서도 지양해 달라"고 반박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현금 6억원을 쟁여놨다는 식으로 조작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이 자리가 검사 취조실도 아니고 선입견을 가지게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계속해서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가 이어지자 여당은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곽규택 민주당 의원에게 반말로 "조용히 하라"라고 소리쳤고, 곽 의원은 혼잣말로 "미친 것 아냐"라고 말한 뒤 이를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에 "과거 한덕수 총리 후보자나 황교안 총리 후보자 등 그동안 인사청문회의 전례와 규정에 따라서 (제출했다)"라면서 "과도한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는 경우, 타인 자료나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자료를 제출할 것은 제출하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6.24. kgb@newsis.com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벌어들인 돈보다 나간 돈이 많은데 지난 5년 새 김 후보자의 재산이 약 8억원 증가했다고 말한다. 이 기간 국회의원 세비 수입은 5억원이고, 지출은 최소 10억원이 넘어간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도덕성, 인격을 흠집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공식적인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는 이유로, 몇 억이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이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원만한 청문회 진행을 위해 설명의 기회를 드리겠다"며 김 후보자에게 해명할 시간을 주기도 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최근 재산 신고한 것을 보니 2억1500만원이라고 하는데, 그중 1억4800만원은 정치자금으로 적힌 예금"이라며 "국민으로부터 후원받은 건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재산이 6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4선 국회의원 하면서 총리 후보자가 된 분의 재산이라기에는 의아하다"며 "공직을 한 후에 로펌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전관예우를 통해 수십억원의 돈을 번 것도 아니고, 굉장히 비교되는 삶을 살아왔다고 보인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질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에서 주장하는 8억원가량의 지출 가운데 아들 유학비 명목인 2억원은 전처가 부담했고, 나머지 6억원은 경조사비와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유학비를 제외하고) 그래도 현금 6억원 정도가 비는 상황"이라며 "축의금으로 받기는 했지만, 다 처갓집으로 주셔서 수익으로 안 잡혔던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축의금은) 1억원 정도가 되고 제가 재혼이어서 나이가 제법 됐다. 장모님에게 드렸다"고 답했다.
또한 김 후보자는 부의금으로 1억6000만원, 두 번의 출판기념회에서 각각 1억원, 1억5000만원가량이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추가로 처갓집에서 축의금 1억원과 생활비 명목으로 지원받은 현금까지 더해 약 2억원을 받았다고 했다.
주 의원은 "(김 후보자의 해명이) 바뀌고 있는 것이 (처음에는) 분명히 기타소득이 있다고 말했고, 출판기념회 얘기를 했고, 이제는 또 다른 자금원인 처갓집으로부터 다시 2억원을 받은 게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혼을 하거나 상이 있을 때마다 재산 등록일 전에 현금을 다 소진했다는 것인가"라고 물었고, 김 후보자는 "추징금 납부 날짜는 다 나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결혼 후, 출판기념회 후 거의 며칠 안으로 해서 추징금을 다 납부했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06.24. kgb@newsis.com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자녀 유학비와 칭화대 석사 학위 논란에 대해서도 파고들었다.
김희정 의원은 김 후보자와 강신성씨와 불법 정치자금 관련 의혹을 거론하면서 "강씨가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데 이분과 관련된 자료 제출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50만원 유학비 등을 제공받은 사실이 있었는지 물었더니 강씨로부터 반환받을 돈을 받았다고 했다. 그게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강씨가 배추 관련 농사에 투자하면 거기서 수익이 생겨 미국 학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해서 저희가 전세금을 드린 바가 있고, 그렇게 월 송금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것을 증거로 제출해 주기 바란다. 아무 자료도 없이 일방적으로 반환받을 돈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 후보자는 "그 부분은 오후에도 제출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김희정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출입국 기록 제출 자료를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위를 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로 그게 본인이 열심히 해서 땄다면 칭찬받고 부러운 일이다. 하지만 해명하는 과정이 본인이 제출한 기록은 그것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중국 이외에 20년, 30년 다른 출입국 기록까지 요청하면 전임 총리들의 예와 마찬가지로 청문회의 의도와 무관한 과도한 범위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면 그 기간에 관련된 것을 전달할 수 있는지 보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5.06.24. km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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