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2024 YR4에 대한 상상도. ESA-Science 제공.
2032년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거대 소행성으로 화제를 모은 ‘2024 YR4’가 지구가 아닌 달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충돌로 생긴 암석 파편이 지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 결과도 도출됐다.
지난해 12월 존재가 드러난 2024 YR4는 너비가 53~67m로 추정된다. 지구 충돌 시 엄청난 파괴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돼 한때 불안감을 높였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1월 관측에서 2024 YR4의 지구 충돌 가능성은 1.3%, 2월은 3.1%로 높아졌다가 이후 0.0017%로 크게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2024 YR4가 지구에 충돌할 확률은 현재 ‘0’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2024 YR4가 달과 충돌할 가능성이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폴 비거트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물리천문학과 교수 연구팀이 아직 ‘피어 리뷰(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2024 YR4 충돌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를 지난 12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을 진행해 2024 YR4가 달과 충돌할 확률이 4.3%라는 계산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2024 YR4가 달과 충돌했을 때 생기는 암석 파편이 지구로 향할 때 발생 가능한 상황에 대해서도 시뮬레이션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2024 YR4가 달과 충돌하면 달 표면에 약 1km 직경의 분화구가 형성되고 밀리미터에서 센티미터 크기의 많은 암석 조각들이 지구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암석 조각들은 지구 대기에서 대부분 연소하기 때문에 지구 환경과 인간을 위협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암석이 지구 궤도에 포획돼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비행사를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밤하늘에 유성우가 장관을 이룰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최근 프랑스 통신사 AFP와의 인터뷰에서 “2024 YR4의 달 충돌은 에너지 관점에서 보면 대규모 핵폭발과 비슷할 것”이라며 “초속 수만m를 이동하는 암석 파편들은 총알과 비슷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NASA를 비롯한 국제 우주기관들은 오랫동안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소행성과 혜성을 추적해왔다. 달에 대한 충돌은 부차적 관심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달을 위협하는 소행성 충돌까지 포괄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2024 YR4는 아직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제대로 관측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연구자들은 2028년쯤 2024YR4의 크기와 궤적을 좀 더 명확히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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