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 연구 이끈 배경훈 후보자
공학한림원 포럼서 AI 정책 비전 제시
“韓 AI 기술·인프라·인력 모두 열세
AI 실증도시, 휴머노이드 투자로 도약해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정우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에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도 AI 분야에서 활동한 기업인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는 LG AI연구소장을 지내면서 초거대 AI ‘엑사원’ 개발을 주도했다.
배 후보자는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수준의 3대 AI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세계 3대 강국 실현을 차질 없이 이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배 후보자는 구체적인 AI 정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모든 분야에 AI를 적용하고 전 국민이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정도가 전부였다. 이 외에는 업무 파악이 먼저라고 답을 피했다. 배 후보자는 LG AI연구소장을 지낼 때도 여러 차례 언론과 인터뷰하고 토론회 패널로도 나섰지만, 주로 LG의 AI 개발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
배 후보자가 생각하는 국가 AI 정책은 지난해 한 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에서 예측할 수 있다. 배 후보자는 그는 작년 6월 한국공학한림원이 개최한 ’2024 IS4T(산업미래전략))' 포럼에서 초인공지능(ASI) 분야 발표를 맡아 한국이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발표했다. 배 후보자는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다.
배 후보자는 이날 포럼에서 한국의 AI 분야 경쟁력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공학 분야의 석학과 산업계 전문가들이 모이는 포럼이라 다른 곳과 다르게 ‘립 서비스’가 없었던 셈이다. 그는 “한국이 AI와 관련된 투자와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아직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인프라를 봐도 미국 엔비디아와 대만의 TSMC가 결합해 전 세계 AI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배 후보자는 인력 문제를 아쉽게 여겼다. 그는 “한국에서 좋은 AI 인재를 키우면 해외로 나가고 있어 한국은 AI 인력에서는 순 유출 국가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기술 수준과 인프라, 인력 등 모든 면에서 열세인 상황에서 배 후보자가 해법으로 내놓은 것이 ‘AI 실증도시’다. 배 후보자는 “AI 연구에서 가장 제약이 되는 건 데이터의 소유권 문제, 개인 정보 보호 문제인데, AI 실증도시를 구축하고 규제 샌드박스(규제예외 제도)를 적용해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AI 실증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세제 혜택 같은 인센티브를 주고, 대신 AI와 관련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실험장)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후보자가 AI 모델을 발전시키기 위한 혁신 과제 중 하나로 휴머노이드를 꼽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휴머노이드는 사람처럼 두 팔과 두 다리를 가진 로봇이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삶과 생태계, 인프라에 그대로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집중해야 한다”며 “휴머노이드에서 핵심이 되는 기술이 ‘액셔너블(actionable) AI’”이라고 말했다.
액셔너블 AI는 생성형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모델을 만들고, 인간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추천까지 하는 AI를 말한다. 배 후보자는 당시 “AI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생성해 낸 데이터 이상의 수준을 스스로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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