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 루빈 천문대가 관측한 첫 번째 이미지. 석호성운(Lagoon Nebula)과 삼엽성운(Trifid Nebula)의 모습이다./NSF–DOE Vera C. Rubin Observatory
칠레의 베라 루빈 천문대가 첫 번째 관측 이미지를 공개했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23일(현지 시각) 32억화소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첫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지난 4월 시작된 시험 촬영에서 촬영된 것이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미 국립과학재단이 8억1000만달러(약 1조1062억원)를 투자해 건설한 차세대 우주망원경이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모두 4개다. 우선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처녀자리 은하단의 일부를 관측한 이미지다. 다른 하나는 석호성운(Lagoon Nebula)과 삼엽성운(Trifid Nebula)을 보여준다. 젊은 별들이 형성되고 있는 이온화된 수소로 밀집된 은하수의 한 영역이다. 이 이미지는 루빈 천문대의 시모니 서베이 망원경으로 7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촬영된 678개의 이미지를 합쳐서 만들었다.
이외에 베라 루빈 천문대가 발견한 2104개의 새로운 태양계 소행성 관측 이미지와 별의 밝기가 변하는 변광성 관측 이미지도 공개됐다.
베라 루빈 천문대는 8m가 넘는 광시야 망원경을 이용해 남반구 하늘을 관측한다. 보름달 45개 크기의 밤하늘을 촬영해 은하수 지도를 만들고 암흑 물질의 존재를 파헤치는 것이 목표다. 올해 하반기부터 남반구 전체 하늘을 6개의 광학 필터로 3~4일에 한 번씩 스캔하면서 임무 기간인 10년 동안 가시적인 변화를 포착할 예정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이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같은 다른 망원경들은 세밀한 세부 사항에 대한 뛰어난 감도를 가지고 있지만, 하늘의 아주 작은 구역만을 촬영한다. 반면 베라 루빈 천문대는 남반구 전체를 촬영할 수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한 번에 보름달 크기의 1% 만을 관측할 수 있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도 보름달 1개 크기를 채 관측하지 못한다.
미 국립연구재단의 디렉터인 브라이언 스톤은 “루빈 천문대는 지금까지 모든 광학 망원경들이 얻었던 것보다 더 많은 우주 정보를 포착할 것”이라며 "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포함한 여러 우주 미스터리들을 탐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라 루빈 천문대의 관측 이미지는 국내 연구자들에게도 제공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자료접근권을 확보했다. 국내 연구책임자인 천문연 신윤경 책임연구원은 “순간 포착하는 데 그치는 단기적인 관측이 아니라 10여 년에 걸쳐 우주에 일어나는 변화를 관측하기에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타임랩스 영화처럼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인류는 역동적으로 변하는 우주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그 기원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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