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숙이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경제적으로 가장 역할을 했다고 털어놨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배우 박원숙이 부모님 대신 가장 역할을 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23일 방송된 KBS2 예능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선 박원숙이 40년 가까이 한국을 떠나 산 13살 터울 동생 명숙과 스위스에서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명숙은 박원숙에 대해 "감히 싸울 수 없는 큰 언니였다. 나이가 드는 지금은 점점 격차가 줄며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친구 같은 사이"라고 했다.
박원숙은 "다섯 동생이 어릴 때 내가 시집을 갔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 형편이 안 좋아졌다. 나는 배우의 길을 걸었고 동생들은 아버지 없이 컸다. 엄마가 내가 번 돈을 얻어서 동생들 보살피는 데 쓰셨다"고 말했다.
명숙은 박원숙이 2003년 아들을 교통사고로 떠나보낼 당시 곁에 있어 주지 못했던 참담한 심정도 털어놨다.
그는 "노르웨이로 시집을 와서 아이를 낳고 살다 보니 한국에 갈 처지가 안 됐다. 인터넷으로 비보를 접했는데 전화도 할 수 없었다. 나도 자식이 있어 그런 말 하는 것도 힘들었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에 박원숙은 "먼저 간 놈, 늦게 가는 놈 순서만 바뀔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박원숙이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경제적으로 가장 역할을 했다고 털어놨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박원숙은 명숙과 오랜만에 한 침대에 누워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박원숙은 "아버지 돌아가시고 가정형편이 힘들어지기 전 시집가고 탤런트 생활하면서 너희가 그렇게 어려웠는지 몰랐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이에 명숙은 "우리도 우리 살기 바빠서 언니의 고충을 몰랐다. 각자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다독였다.
박원숙은 "동생들에게 100만원씩만 줘도 500만원이 필요했다. 엄마는 '내가 직장을 다니냐, 일을 하러 나가냐. 순전히 원숙이한테 받은 돈으로 사는데'라고 했다"며 가장으로서 짊어졌던 경제적 부담을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명숙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그런 언니 흔치 않다. 자기 것을 다 내주기 쉽지 않은데 우리 집 제일 큰 대들보였다. 뒤에서 든든한 병풍처럼 도와줬다"며 부모님 대신 가장 역할을 했던 언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김소영 기자 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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