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 공격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이민영 기자 =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23일 정유·방산·해운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사태의 장기화 여부에 대해 각기 다른 관측을 내놓는 가운데 향후 이들 종목의 급등세 지속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정유주로 분류되는 중앙에너비스는 전장 대비 24.30% 뛴 2만4천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 초반 상한가로 직행한 뒤 장중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오름폭을 소폭 줄이는 흐름을 보였다.
흥구석유(17.64%), 한국석유(16.87%), 한국ANKOR유전(23.76%)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 주말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이란이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직접 타격한 이후 이란 의회는 미국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22일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최종 결정까지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의결만 남은 상태다.
이날 해운주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최근 급등세인 해상운임이 추가로 뛸 수 있다는 관측에 급등했다.
HMM은 전장 대비 2.39% 오른 2만3천5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장중에는 6.96% 뛴 2만4천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흥아해운(15.48%), 대한해운(3.53%), 팬오션(0.64%), KSS해운(0.10%)도 강세를 보였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역 불확실성 확대가 유조선 분야의 단기 운임 상승을 촉발했다. 대체 수입원을 찾기 위한 중국의 노력도 운임 시장에는 긍정적"이라며 "전방 산업인 해운시장에는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주도 중동 지정학적 위기를 계기로 랠리를 이어갔다.
풍산(7.51%)이 증권가의 목표주가 76% 상향에 힘입어 풍산홀딩스(14.93%)와 함께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로템(0.94%), LIG넥스원(3.45%), SNT다이내믹스(-0.53%), 엠앤씨솔루션(5.07%)도 52주 신고가 기록을 세웠다.
증권가에서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당초 가장 극단적이며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가정했던 미군의 직접 개입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두 시나리오 모두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경우 아직 이란 안보회의(SNSC)의 최종 결정을 남기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어떤 결정에 대해서도 확언할 수 없어 시장은 유가와 달러의 동반 상승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개입 현실화로 인해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을 경계한다"며 "90달러대까지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란이 실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가능성이 적고, 미국도 확전을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사태가 단기간 내 안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강한 반응과 달리 실질적인 보복 시나리오에는 회의적"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이란의 수출에도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국가는 미국이 아닌 이란의 우방인 중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유가 상승과 물류 비용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과 이란 모두 확전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국면"이라며 "미국 역시 유가 상승 시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점에서 확전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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