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틀 연속 ‘3000선’ 지켜
개인 투자자 1조5000억원 순매수
반도체·이차전지·자동차株 약세
IT주 상승 지속… 코스닥 0.85%↓
/ChatGPT DALL-E
미국의 이란 핵 시설 폭격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코스피는 3000선을 사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행렬에도 개인이 1조5000억원 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고객예탁금이 63조원을 넘어서면서 동학개미 복귀 기대감마저 커졌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37포인트(0.24%) 내린 3014.47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0일 3021.84로 마감, 2021년 12월 이후 3년 6개월여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종가 기준 2거래일 연속 ‘삼천피’를 지켰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3000선이 깨진 채 출발했다. 주말 사이 미국이 이란 핵 시설을 직접 공격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결의로 대항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코스피지수는 장중 2971.36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개인의 매수세가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개인은 이날 1조50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의 1조원 이상 순매수는 지난 4월 7일 이후 약 3개월여 만이다. 다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691억원, 472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상승 전환은 제한됐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개인 투자자 단독으로 코스피 현물 1조5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수가 나왔다”면서 “고객예탁금이 지난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인 63조6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동학개미 복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불안심리가 추가로 확산하지는 않은 점도 3000선 사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개장 직후 3% 상승한 75달러 후반에서 가격이 형성되었으나 74달러대로 둔화했고, 미국증시 선물도 0.3%대 하락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바이오 등 코스피 시총 상위 업종·종목들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몰린 탓이다. 기관은 이날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약 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국내 반도체 기업이 운영하는 중국 공장으로의 미국산 장비 반입 제한 조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삼성전자(-2.52%), DB하이텍(-1.49%) 등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약화했다. SK하이닉스만 장중 상승으로 전환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급등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스1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차 등의 주가도 하락했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주가 상승은 SK하이닉스를 포함 네이버(NAVER),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에 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인한 외국인의 바스켓 매도에 자동차, 이차전지, 바이오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면서도 “다만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 수혜 기대감과 글로벌 원자력 발전 활성화 기대감은 여전한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및 해상운임 상승으로 S-Oil, 한국석유 등 에너지 관련주와 대한해운, 흥아해운 등 해운 종목은 강세를 보였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 기대감에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날도 15% 이상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74포인트(0.85%) 내린 784.79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장 대비 11.86포인트(1.50%) 내린 779.67로 출발해 낙폭을 줄였다. 기관(699억원)과 외국인(97억원)의 순매도에도 개인이 125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종목별로는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하락으로 마감했다. 시총 1·2위인 알테오젠과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나란히 2%대 하락했고, 3위 HLB 주가는 4% 넘게 내렸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파마리서치 주가는 상승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7분 기준 전장보다 9.90원(0.72%) 오른 1383.90원을 기록했다. 전장보다 9.40원 오른 1375.0원으로 출발해 오전 한때 20원 가까이 뛴 1385.2원으로 오르기도 했지만, 오름폭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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