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달 말 주파수 재할당 세부 방안 발표 예정
3G 이용자, 전체 휴대폰 이용자의 0.91%
통신사 “3G 운영, 득보다 실 많아”
정부 “이용자 최소화해야 조기 종료”
일러스트=챗GPT
정부가 조만간 주파수 재할당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G(3세대 이동통신) 조기 종료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용자 비율이 1%미만인 3G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서비스 종료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통신업계 “3G 주파수, 5G로 활용하는 것이 이득”
23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말까지 총 370㎒폭 3G·LTE(4세대 이동통신) 주파수를 대상으로 할당대가와 할당폭, 기간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정부는 이달 말까지 주파수 재할당 여부와 세부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전파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주파수를 재할당하지 않거나 조건을 바꾸는 경우 이용기간 종료 1년 전에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 또 사업자는 이용기간 종료 6개월 전까지 재할당을 신청해야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주파수는 국가 자산이며, 이동통신사와 같은 사업자들은 과기정통부로부터 주파수를 할당받아 일정 기간 이용한다. 정부가 경매 공고를 내면, 통신사들이 입찰에 참여하게 되고 최고가 입찰자가 할당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난 2018년 5G(5세대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당시 총 낙찰가는 3조6183억원에 달했다. 2020년 총 290㎒폭 3G·LTE 주파수 재할당 대가는 3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은 3G 서비스의 조기 종료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주파수 할당 기간은 오는 2026년 12월까지인데, 종료 시점을 앞당기자는 것이다. 이용자가 적은 3G 주파수를 5G 주파수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3G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회선 중 0.9%에 해당하는 53만5442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3G 주파수는 2.1㎓대역에서 SK텔레콤, KT가 10㎒폭씩 이용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3G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대부분이 이동통신망 고도화와 효율성을 위해 3G망을 차세대 망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3G 조기 종료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 정부 “이용자 최소화하고 피해 보상안 마련해야”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3G 조기 종료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부는 과거 2G(2세대 이동통신) 조기 종료 사례를 토대로 3G 사업도 종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G 서비스는 이용자가 10만명대일 때 조기 종료가 결정됐는데, 통신 3사가 모두 사업을 접을 때까지 9년이 걸렸다. KT가 2012년 가장 먼저 폐업 신청을 했고, 2020년 SK텔레콤, 2021년 LG유플러스가 차례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됐던 시점은 이용자가 2~3만명 정도 남았을 때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3G 서비스의 경우 이용자가 최소한으로 남아야 하고, 피해 보상책을 마련해야지 조기 종료를 결정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의 경우 2G 사업을 정리하면서 단말기 구매지원금(30만원), 24개월 요금 1만원 할인, 24개월 간 월 요금 70% 할인 등의 보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KT는 2G 사용자들이 자사 3G 서비스로 전환할 때 2년간 월 6000원씩 통신요금을 할인했으며, 잔여 할부금과 유심(USIM) 교체 비용도 면제해 줬다.
해외에서는 이미 3G 사업을 접는 추세다. 미국 버라이즌, AT&T, T모바일과 유럽 도이치텔레콤은 2021년 3G 사업을 종료한 바 있다. 일본 KDDI와 소프트뱅크는 2022년 3G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NTT도코모도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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