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쪽방촌 주민 지원…월 8만 포인트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영등포쪽방상담소에서 열린 온기창고 개소식에서 온기창고를 둘러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5.6.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한지명 기자 = 쪽방촌 주민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며 생계와 휴식 기반을 지원하는 세 번째 '온기창고'가 서울 영등포구에 문을 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오전 온기창고 3호점 개소식에 참석해 "온기창고, 동행식당이 새로 마련될 때마다 서울시가 한 일들 중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며 "삼복더위에 쪽방촌 주민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하고 운영하는 데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온기창고는 후원받은 생필품을 매장에 진열하고 쪽방촌 주민이 배정받은 월 8만 포인트의 적립금을 사용해 자유롭게 물품을 선택해 가져갈 수 있는 푸드마켓이다.

쪽방촌에 들어온 후원물품을 선착순으로 줄 세워 배부하는 관행을 개선해 주민의 자존감 및 편의를 증진하려는 취지로 시작했다.

서울시 '약자와의 동행' 대표 사업으로 앞서 지난 2023년 8월 서울역 쪽방촌, 2023년 11월 돈의동 쪽방촌에 문을 열었다.

온기창고 영등포점은 생필품 공간 외에도 테이블, 전자레인지 등을 구비한 주민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샤워실 시설도 보강해 남녀 각 4대를 설치하고 세탁기·건조기 각 5대도 새로 들였다.

오 시장은 "온기창고 덕분에 꼭 필요한 물건을 챙겨가서 사용하실 수 있게 됐다는 사연을 접할 때마다 한 분 한 분의 희망찬 발걸음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경험해 왔다"며 "서울시는 계속해서 약자와의 동행에 매진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장마전선이 물러가고 무더위가 찾아온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쪽방촌 골목에 폭염 대비용 쿨링포그가 가동되고 있다. 2025.6.2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오 시장은 이날 주민들과 함께 모은 면도기, 부채 등 물품을 온기창고에 기부하고 직접 매실청을 담아 쪽방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오 시장은 "여러분이 조금이나마 살맛 나는 서울이 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마음을 모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개소식에 이어 쪽방 주민들에게 하루 한 끼를 식사를 제공하는 '동행식당'을 방문해 사업주에게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동행식당이) 잘 된 것 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쪽방 주민들의 식사 해결 방법 중 동행식당 이용은 지난해 기준 71.5%를 차지했다. 이날 점심시간이 임박하자 인근 동행식당 앞에는 30m 넘는 줄이 늘어섰다.

공공주택개발 지역인 영등포 쪽방촌은 여러 구역으로 나눠 순환식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사 지역 주민은 컨테이너로 만든 인근 임시 주거시설에 이주한 뒤 공사가 끝나면 재정착하도록 지원한다.

오 시장은 이날 임시 주거시설이 1인실로 운영돼 부부가 함께 이주하기 어렵다는 주민 고충을 전해 듣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공공형 에어컨과 골목길 쿨링포그 가동상황도 점검했다.

오 시장은 "부부가 함께 사용하는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느냐"며 "빨리 정해야 부부가 안심하겠다.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신경 쓰겠다"고 강조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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