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21일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의 액션 스타가 13년의 침묵을 깨고 다시 부활합니다. 요즘은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겠지만, 한 때 액션 게임 주인공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전설의 닌자 류 하야부사가 닌자가이덴4로 돌아온다고 하네요.
류 하야부사는 닌자가이덴 시리즈를 상징하는 주인공으로, 다양한 무기와 순식간에 접근해서 적의 사지를 절단하는 고속 닌자 액션으로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먼치킨 캐릭터로 불립니다.
13년만에 출시되는 닌자가이덴4
이 게임을 개발한 이타가기 토모노부는 데드 오어 얼라이브 시리즈를 개발할 때 경쟁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들을 보고 “‘버추어 파이터’는 낡았고, ‘철권’은 쓰레기다.”, “가장 싫어하는 게임 5개는 ‘철권1’, ‘철권2’, ‘철권3’, ‘철권4’, ‘철권5’”라는 폭탄 발언을 한 것으로 유명한데, 닌자가이덴 시절에도 너무 어렵다는 팬들의 말에 “‘류 하야부사는 슈퍼닌자입니다. 그가 죽는다면 당신의 손이 문제입니다. 분하면 실력을 키우세요”라는 발언을 해 화제가 됐습니다.
닌자가이덴 시리즈를 만든 이타가키 토모노부
요즘 소울라이크 게임들이 어려운 난이도 게임으로 대표되고 있는데, 이용자들의 치를 떨게 만드는 어려운 게임의 원조는 닌자가이덴입니다.
닌자가이덴 시리즈가 유명해진 것은 2004년 XBOX로 발매된 닌자가이덴1편부터이지만, 류 하야부사가 처음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게임은 1988년 오락실 게임으로 등장한 닌자용검전입니다. 워낙 오래된 게임이라 지금은 아는 사람이 드물텐데, 목감아 던지기 액션과 죽었을 때 톱날이 내려오면서 코인을 빨리 넣지 않으면 묶여 있는 류 하야부사가 죽는다는 컨셉으로 유명한 작품이었죠. 아참, 이 게임을 아신다면 지금 건강검진을 열심히 받으셔야 할 나이가 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장면으로 유명한 닌자용검전
류 하야부사의 본격적인 액션활극이 시작된 것은 2004년 XBOX 독점 게임으로 발매된 닌자가이덴1입니다. 스토리는 슈퍼 닌자 류 하야부사가 인간계를 몰락시킬 사악한 음모를 꾸미는 악의 세력과 맞서 싸운다는 B급 액션 영화 감성이었지만, 당시 보기 힘들었던 속도감 있는 화끈한 액션 덕분에 헤일로와 함께 XBOX가 자리를 잡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경쟁 기기였던 PS2보다는 XBOX 성능이 우월했기 때문에, 닌자 가이덴의 액션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던 것 같네요.
특히, 스테이지1의 보스로 등장하는 무라이는 류 하야부사의 스승으로, 쌍절곤을 무기로 사용하는데, 코믹 영화에서는 돌리다가 자기 머리가 깨지는 모습이 익숙한 비주류 무기이지만, 여기서는 모든 공격을 다 튕겨내고, 한 대만 맞아도 빈사 상태가 되는 엄청난 무기로 등장합니다.
너무 어려워서 당시 전문 게임 테스터들도 두손 두발 다들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고, 벽 타고 내려찍기라는 버그성 플레이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깰 수 없어서, 많은 게이머들이 중도 포기한 초보절단기로 유명합니다. 요즘은 초보절단기로 다크소울3의 군다, 엘든링의 트리가드가 유명한데, 게임 역사상 가장 어려운 첫 번째 보스를 꼽자면 무라이가 단연 1위일 것 같습니다.
초보절단기로 불렸던 첫번째 보스 무라이
이후에도 무라이 못지 않게 강력한 보스들이 계속 게이머들의 손을 혹사시키는데, 억울한 것은 게임의 밸런스가 엉망인 것은 아니라서, 하다보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늙은 아저씨가 된 당시 게이머들이 이타가기 토모노부의 발언에 자극됐는지, 닌자가이덴을 제법 많이 클리어한 덕분에, 이에 자극을 받아 추가 DLC 허리케인 팩을 더하고, 더 어려운 마스터 닌자 난이도를 추가한 완전판 닌자가이덴 블랙을 출시했으니까요. 국내에 정식 발매된 물량이 적어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텐데, 현재는 XBOX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고, 하위호환 기능 덕분에 더 향상된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2008년에 등장한 후속작 닌자가이덴2는 이타가기 토모노부가 마지막으로 참여한 닌자가이덴 시리즈로, XBOX360으로 발매됐습니다. 당시 한글화된 게임이 많지 않은 시기였는데, 한글로 발매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MS가 제대로 일한다고 환호를 질렀던 기억이 있네요.
1편과 마찬가지로 닌자가이덴2 역시 액션 일변도입니다. 적들이 한 화면에 훨씬 더 많이 나오고, 신체절단 시스템이 추가되면서, 팔다리가 잘린 적들이 자폭해서 대미지를 주는 장면까지 나와서 당시 엄청난 충격을 줬습니다. 너무 잔인해서 독일에서는 발매가 금지됐었네요.
시리즈 최고 인기를 자랑한 닌자가이덴2
이후 언급할 3편이 폭망하는 바람에 닌자가이덴2를 시리즈 최고 작품으로 꼽는 이들이 많습니다. 당시 출시를 앞둔 인터뷰에서 개발진이 “요즘 세상에는 게이머들을 전혀 흥분시키지 못하는 가짜 액션 게임이 넘쳐나고 있다. '닌자가이덴2'는 이런 게임들과 전혀 다른 진짜 액션 게임이다. 패드를 잡고 직접 류 하야부사가 되어 보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발언을 했었는데요, 자신감이 있었으니, 이런 발언을 과감하게 할 수 있었나봅니다. 참고로 닌자가이덴 블랙과 마찬가지로 XBOX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고, 하위호환도 지원합니다.
닌자가이덴2 한글판을 들고 한국에 찾아왔던 팀닌자
그동안 닌자가이덴 시리즈를 이끌어오던 이타가기 토모노부 퇴사 이후 만들어진 닌자가이덴3는 팬들 사이에서 흑역사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야시 요스케가 디렉터를 맡고, 야스다 후미히코가 서브 디렉터를 맡았는데, 제목만 닌자가이덴이지 다른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팬들의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어떤 함정이 있던 간에 돌진해서 쓸어버리는 것이 류 하야부사의 매력인데, 적의 뒤를 치기 위해 살금살금 이동하는 등 애매한 액션으로 장르 정체성을 바꿔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닌자가이덴3 이후 닌자가이덴2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을 정도고, 당시 같이 껴줬던 데드 오어 얼라이브5 데모 때문에, 데드 오어 얼라이브5 데모를 사면 주는 증정품이라고 비웃음을 사기도 했습니다.
혹평이 쏟아졌던 닌자가이덴3
이 3편 이후로 13년동안 정식 후속작은 명맥이 끊겼었지만, 그 사이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확장한 닌자가이덴 시그마 시리즈도 꾸준히 발매됐고, NDS로 발매된 외전 닌자가이덴 드래곤소드, 외주로 개발된 야이바 닌자 가이덴Z라는 작품도 있었습니다만, 정식 시리즈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네요. 게다가 3부작을 하나로 묶은 닌자가이덴 마스터 콜렉션도 등장했었는데, XBOX용 원작이 아닌 시그마 버전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고, 스팀 버전의 이식 퀄리티도 좋지 못했기 평가가 좋지 못했습니다. 시리즈를 만든 이타가기 토모노부의 퇴사 이후 나온 모든 게임의 평가가 다 별로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PC로도 발매된 닌자가이덴 마스터 콜렉션. 아쉽게 한글은 지원하지 않는다
오는 10월 21일 발매가 확정된 닌자가이덴4는 전통의 주인공 류 하야부사 외에 더 젊은 피 야쿠모가 더블 주인공으로 나오는 신작입니다. 닌자가이덴3의 실패 이후 13년만에 등장하는 신작인 만큼, 시리즈 원래의 재미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는데, 공개된 홍보 영상을 보면 예전처럼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서 사지를 절단하고, 공중에서 칼춤을 추는 속도감 있는 액션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시리즈가 망할뻔 했는지를 잘 배웠으니,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죠. 출시일이 기다려집니다!
야쿠모와 류 하야부사가 더블 주인공으로 나온다
참고로, 닌자가이덴4가 발매되기 전인 7월 31일에는 닌자 가이덴 레이지바운드라는 게임도 나올 예정입니다. 닌자가이덴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정식 시리즈는 아니고, 레트로풍 2D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라고 하네요. 닌자가이덴보다는 그 이전인 닌자용검전의 모습에 더 가까운 모습이고, 주인공도 류 하야부사의 제자인 ‘켄지 모즈’와 블랙 스파이더 클랜의 전사 ‘쿠모리’라고 하네요. 10월 21일까지 기다리는 것이 힘들다면, 닌자 가이덴 레이지바운드로 기분전환을 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2D 횡스크롤 액션 장르인 닌자 가이덴 레이지바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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