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사는 지난 2023년 10월 19일 네이버 오리지널 시리즈 게임동아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레트로 게임 전문가이신 검떠 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게임 속에서 활약하는 남장 여자 캐릭터들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대놓고 매력 있다, 남장 여자 게임 캐릭터들]

조기자 : 안녕하세요 검떠님, 반갑습니다. 오늘도 재미난 주제로군요! 레트로 게임업계에도 종종 발견되었던 그녀들! 남장 여자 그녀들 말이죠.

검떠: 그렇죠. 다소 보이시하지만, 그 숨겨진 매력을 도저히 숨길 수 없던 남장 여자 캐릭터들이 꽤 있죠. 오늘은 그런 캐릭터들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이러한 남장 여자 캐릭터들은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하게 등장했는데요, 엔딩에서 갑자기 짜잔 여성이었지롱! 하는 식으로 등장해서 유저들을 놀래키는 경우도 있었고 어느 순간 여성성이 엿보이다가 결국 여성 복장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죠. 엔딩이 오묘해서 남성으로 바뀐다거나.. 여튼 다양한 경우가 있는데요, 가능한 메이저한 게임들 중심으로, 대표적인 사례 위주로 살펴보려 합니다.

드라마에서도 남장여자를 테마로 한 경우가 가끔 있다. 어여쁘시다 / 출처: 동아일보 DB

[남장 여캐의 대명사, 용호의권-킹오파의 킹]

검떠: 남장 여자..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 바로 용호의원과 킹오파에 등장하는 '킹' 입니다. 샤프하고 스타일리시한 공격 기술과 연계기를 선보이는 킹은 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로 스마트한 모습으로 게임 내에 등장하죠.

금색 단발 머리에 와이셔츠 정장을 입고 화려한 공격을 퍼붓는 그녀... 설정상 무에타이를 사용하는 그녀인데요, 실제로 기본 대기 동작이 무에타이 스럽죠. 훨씬 스타일리시하긴 합니다만..

킹은 '용호의권' 1에 처음 등장하여, 이후 킹오파 시리즈까지 지속적으로 등장하는데요, 특이한 점은 다른 여성 캐릭터들 보다 캐릭터 인상이 휙휙 바뀌는 편입니다.

용호의권 1에 등장한 킹

용호의권 2에 등장한 킹

조기자: 킹~~ 저도 참 좋아하는 캐릭터입니다. 화려한 동작이 특징인데요, 풍부한 발기술이 특징이죠. SNK류 대전 격투 게임의 최초의 여성 캐릭터라는 기념비적인 기록도 가지고 있는 캐릭터죠.

아무래도 여성 캐릭터라서 그럴까요? 인 게임 보다 일러스트에서 더 여성미가 넘치는 모습이죠. 일러스트만 보면 상당한 미인인 것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아까 검떠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시리즈 별로 너무 인상이 다르긴 합니다. 다른 여타 여캐들 보다 훨씬 변화가 심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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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별로 느낌이 너무 다르다.. 짧은 금발에 바지 라는 것 외에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

킹의 변화를 한 눈에 찾아볼 수 있다.

검떠: 동작은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화이트 와이셔츠에 정장 바지가 트레이드 마크인데, 화려한 발기술로 장풍을 쏘는 건 일품이죠. 또 용호의권 2 같은 경우 필살기도 좋죠. 미키나 테무진 류의 잡기 머신들이나 주인공들, 잭 등에 비해 약하긴 하지만 중수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이기기 까다로운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킹이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가 '아름다움에는 가시가 있다', 라는 말이라고 하는데요, 그 말에 그대로 적합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오마쥬일까.

조기자: 최신 킹오파에서도 킹의 특성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죠. 당장 필살기만 봐도 김갑환의 갑환난무가 무색해지는 화려한 연출이 가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날렵한 몸에 현란한 발차기, 이런 매력이 가득한 캐릭터가 또 있을까요. 자기 정체성을 잘 확립한 느낌이네요.

검떠: 그리고, SNK 류 여성 캐릭터에게 있는 복장 파괴가 이 킹 캐릭터에게도 적용되어 있습니다. 보시면 상당한 글래머인 걸 알 수 있습니다. 굉장히 샤프하고 강력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여성미. 이런 반전 매력이 킹으로부터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엔딩 전까진 꿈에도 여성인줄 몰랐다, '메트로이드' 사무스 아란]

검떠: '메트로이드' 시리즈가 연이어 계속되고 있는 지금은, 게임을 아는 분들은 대부분 주인공인 '사무스 아란'이 여성인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메트로이드'가 패미콤으로 출시되었을때, 엔딩을 보기전까지 사무스 아란이 여성 캐릭터인 걸 아는 이는 제로에 수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기자: 맞습니다. 우주 기지를 뛰어다니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일당백의 캐릭터, 당시 유행했던 '람보'나 '코만도'에 대입되는 캐릭터였지, 이 캐릭터가 가녀린 여성 캐릭터라는 것은 상상할 수 도 없는 파격이었죠.

닌텐도는 엔딩에서 드디어 이 '사무스 아란'이 여성 캐릭터라는 것을 밝히면서 센세이셔널한 감각을 전달해주었습니다. 아주 화제가 되었었지요.

엔딩의 모습

조기자: 특히나, 클리어 타임에 따라서 주인공의 복장이 달라진다는 점은 일종의 '야리꼬미'(파고들기)를 권장하는 요소라고 봐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단순히 도트 몇 개로 구성된 디자인이었지만 소위 비키니 수영복을 보기 위한 수많은 '메트로이드' 마니아들의 밤샘이 시작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 슈퍼패미콤, 게임큐브 등으로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사무스 아란은 보다 아름다운 여신급 캐릭터로 변모하게 되는 거죠.

슈퍼패미콤에서 최신 게임기까지. 사무스 아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라

검떠: 사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사무스 아란은 전형적인 금발 미녀 캐릭터입니다. 아름다운 몸매와 서구적인 미인형을 유지하고 전투에 강하며 임기응변에 능하고, 수많은 전장을 휩쓸어온 완벽한 여성으로 표현되고 있죠.

개인적으로 이렇게 당당하고 강력한 여성상의 모습을 좋아합니다. '메트로이드'의 뛰어난 게임성은 현대에 와서 '캐슬바니아'와 합쳐서 '메트로바니아'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킬 만큼 강력했지만, 주인공인 사무스 아란의 매력도 그러한 인기에 한몫한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조기자: '메트로이드' 자체가 닌텐도의 중요한 핵심 IP(지식 재산) 중 하나죠. 이번에 닌텐도에서 '슈퍼 마리오 원더'가 출시되어 유저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데, 슈퍼 마리오 시리즈도 좋지만 저는 향후 새로운 '메트로이드' 시리즈와 새로운 사무스 아란의 활약이 다시 시작되기를 더욱 손꼽아 기다리는 중입니다.

[텐가이(전국 블레이드)] 무사 하가네가 여성이라고?

검떠: 텐가이!! 오락실 슈팅 게임을 좋아하는 마니아들 중에서 '텐가이'를 모르는 분은 거의 없겠죠. 텐가이라는 이름은 게임 내에 등장하는 대머리 수도승의 이름을 뜻하는 것입니다만, 또 다른 이름으로 '전국 블레이드'라고 불리우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횡스크롤 슈팅 게임 방식을 띄고 있긴 하지만, 탄막 요소와 함께 강력한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기존 슈팅 게임들과 차별화를 꾀한 모습입니다.

조기자: 사실 이 게임을 겜덕연구소에서도 자주 소개하곤 했었는데요, 보통은 주인공 무녀 소개하기에 바빴죠. 글래머 무녀인 코요리가 오프닝에서도 그렇고.. 너무 강력한 비주얼을 자랑하고 있거든요.

코요리의 모습. 이 오락실 오프닝에 집중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가는 남성이 과연 있었을까

검떠: 코요리 강력하죠. 사실 '전국 블레이드'의 전작인 '전국 에이스'에서도 이 코요리가 주인공인데요, 그때는 뭐랄까.. 보이시한 남성 캐릭터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딱 보고 남성인 줄 알던 분들도 꽤 있었을 거에요.

전작에서의 코요리. 여성인줄은 알았지만 얼굴만 보면 남자에 가깝다

조기자: 이러한 전국 블레이드, 줄여서 텐가이에 절대 반전 요소 중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하가네 입니다.

하가네는 이 게임의 적인 '겐쇼'에게 자신의 원래 몸을 빼앗기고 기계화가 된 인간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체는 실험관에 보존되어 있고, 의식만 로봇에게 옮겨갔다는 것이죠. 그래서 캐릭터들 중에 가장 키도 크고 느리지만 공격이 가장 강력한 편입니다. 로보트의 설정을 잘 따르고 있는 거죠.

검떠: 그렇죠. 극단적인 파워형 캐릭터죠.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차지샷이 너무 강력해요. 이미지도 있지만 보스들이 이 차지샷으로 훅 나가떨어집니다. 때문에 스코어링 대결하기에 유리한 캐릭터죠. 물론 느리기도 하고 타 캐릭터들이 익숙해짐에 따라 점점 셀렉율이 줄긴 했지만.. 저는 '전국 블레이드' 초창기에 하가네와 함께한 추억을 잊지 못하는 편입니다.

조기자: 이 하가네가 여성이라는 것은 엔딩에서 밝혀지는데요, 별도의 비밀 루트를 타면 여성 캐릭터로 변신하게 되죠. 본 모습은 붉은 머리에 점이 있는 보이시한 글래머 누님입니다. 본명은 키리에라고 하고, 뭐랄까.. 이 게임 시리즈의 감초인 적 여성 닌자와도 매서운 눈빛 등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검떠: 검사이면서 카리스마 쩌는 모습으로 엔딩에서 등장하는 키리에. 반전이기도 하고 매력도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드네요.

[소닉윙즈 2] 안젤라 // 이것은 베르사이유의 장미?

검떠: 사실 '소닉 윙즈'라는 이름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에어로 파이터즈'로 불리우기도 하거든요.

전형적인 슈팅 게임 장르를 답습하고 있습니다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잘 만들어져서 1990년도에 오락실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인기 슈팅 게임 중에 하나입니다. 오락실에서 만만한 슈팅 게임 찾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100원을 넣은 기억이 있는 게임일 거라는 거죠.

조기자: 그런 이 게임의 2가 출시되었을때,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가 하나 눈에 띄었죠.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에서 튀어나온 듯한 바로 그 캐릭터 안젤라가 바로 그 캐릭터입니다. 다른 이름으로 '스티브'라고 불리우기도 했죠.

검떠: 진짜 베르사이유의 장미에 등장하는 오스칼과 똑같지 않습니까? 순정 만화의 주인공 그 자체인 안젤라..

기본 설정은 가극을 하는 남장 여자로, 게임 중에서도 자유와 평등, 박애를 위해 하늘을 나는 기사를 자칭하고 있죠. 다만 히엔과의 2인 엔딩에선 남자로 등장하는 등 설정 상에서도 한 번 더 뒤집히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조기자: 음.. 실제로 현실에는 등장할 수 없는 형태의 캐릭터죠. 너무 잘생겨 보이는 캐릭터라서 그런가.. 왠지 저는 이 캐릭터에 심한 거부감이 듭니다. 휴..

[도키메키 메모리얼 - 이주인 레이] 또 다른 히로인으로~

검떠: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진 히로인.. 가장 예쁜 주인공.. 이라는 칭호로까지 불리우던 남장 여자 캐릭터 이주인 레이입니다.

게임 속 배경인 키라메키 고교의 이사장의 손자로, 완전 무결한 엄친아로 등장하죠. 여학생들의 눈에 하트가 뿅뿅.. 게다가 주인공을 서민이라고 깔보기도 하고 자존심을 긁기도 하는 오만방자한 캐릭터입니다. 주인공의 전형적인 라이벌 캐릭터라고 할까요? 당장 이미지만 봐도 얼마나 건방진 캐릭터인지 알 수 있죠.

조기자: 리무진을 부른다느니 헬기를 불러야겠다느니... 잘난척도 오지죠. 그래서 이 게임 초반에는 가장 꼴보기 싫은 캐릭터 중 하나로 입소문이 났던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공략을 하다보면 점점 이 캐릭터가 특이하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다른 모든 히로인들을 뒤로 하고 이 캐릭터에게만 올인하면 어느덧 정체를 밝히게 되죠. 겁나 짜증나는 라이벌 캐릭터에서 완전 무결한 진 히로인으로 변신하는 겁니다.

검떠: 초반의 전화로는 상당히 거슬리는 소리만 합니다만, 오래 걸다보면 반응도 달라지고 여러 이벤트가 나오기 시작하죠. 건방지고 으스대던 그 모습이 사실은 순수한 자신을 감추기 위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반전이. 여튼 코나미의 도키메키 메모리얼을 한 번쯤 더 기억나게 하는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기자: 사실 원래의 목표인 주인공 후지사키 시오리가 너무 난도가 높기도 하죠 게다가 스펙은 이주인 레이가 더 좋은 거 아닌가요 그래서 더 이 캐릭터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인지도..

[부록: 길티기어 남장 여자 / 브리짓]

검떠: 이렇게 레트로 게임 중에 대표적인 남장 여자 캐릭터들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그냥 끝내긴 애매해서, 반대로 여장 남자 캐릭터도 하나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여장 남자 캐릭터도 여러 캐릭터가 있습니다만, 오늘 소개할 대표 캐릭터는 바로 '길티기어' 시리즈의 브리짓입니다.

검떠: 원래 브리짓은 '길티기어 이그젝스'에 등장했던 요요를 무기로 하는 격투 캐릭터죠. 상당히 인기는 많았는데, 반대로 플레이하는 유저는 별로 없는 특별한 캐릭터였습니다. 20년이 지난 후 '길티기어 스트라이브'에 다시 참전하게 되면서 수많은 여장 남자 마니아?들에게 호평받게 됐죠.

조기자: 저는 사실 이런 설정의 캐릭터를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냥 모든 행동이나 동작, 외모가 여성인데 '히히 사실 남자에요' 라고 했을 뿐이거든요.

조기자: 물론 마을의 미신 때문에 부모님이 그를 여자라고 속이고 키우기도 정말 여자처럼 키웠다는 설정이라서 개연성이 있긴 합니다만.. 말이나 동작, 외모 모든 것이 여자인데 이런 식으로 비틀어진 캐릭터가 싫은 것은 제 스스로가 다소 마초 성향이라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검떠: 자아.. 그러면 조기자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여장 남자 캐릭터들과, 반대로 남장 여자 캐릭터 브리짓까지 소개하면서 오늘도 상당히 재밌고 즐거웠던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조기자: 흐흐 그렇죠. 검떠님도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다음주에 또 재미난 주제로 찾아뵙기로 해요. 수고하셨습니다~

검떠: 네 조기자님도 고생하셨습니다. 그럼 다음주에 봬요~

조기자 : 네에. 그럼 여기까지 할께요. 자아~ 이렇게 이번 시간에는 '남장 여자 캐릭터'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에게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검떠 소개 :

패미콤 전문이지만, 다른 레트로 게임기도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 시대의 대표 덕후.

웹에이전시 회사 대표이자 '레트로 장터' 운영자로서 '패미콤 올 게임' 컴플리트를 하는 등 레트로 게임 콜렉터로도 유명하다. 재믹스 네오, 재믹스 미니를 만든 네오팀 소속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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