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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폭격하면서 중동 지역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면서다. 중동 갈등의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는 평가다.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글로벌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향후 다양한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글로벌 경제 파급 효과에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최근 외신, 글로벌 싱크탱크 등의 최신 보도와 자료 등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별 예상을 정리했다.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폭격하면서 중동 지역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촉발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에 미국이 직접 개입하면서다. 중동 갈등의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는 평가다.
이번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글로벌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향후 다양한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글로벌 경제 파급 효과에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외신, 글로벌 싱크탱크 등의 최신 보도와 자료 등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별 예상을 정리했다.
시나리오1 제한적 충돌 및 협상 재개(조기 진화 및 외교로 해소)
이 시나리오에서 이란 지도부는 국내에 보여주기 위한 무력 시위의 필요성과 자국의 군사적, 경제적 약세라는 전략적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경우다.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계산된 보복을 선택한다. 보복을 자제하고 협상하는 평화적 해결 시나리오다. 충돌이 단기간에 제한적이고 외교 국면으로 전환되는 상황.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공격 범위에 따라 이란의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핵시설 파괴로 제한되고 이란이 체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면 제한적 대응 후 협상 복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란 지도부의 최우선 목표는 체제 생존이고 확전으로 맞서기보다는 시간을 벌어 살아남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은 과거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 협상에 나선 적이 있다. 1988년 미군에 의한 이란 여객기 오폭 사건, 2003년 이라크 전쟁 직후, 이란은 보복 대신 핵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고 협상에 나섰다 .
이럴 경우 글로벌 금융 시장은 미래의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는 메커니즘으로 작동한 이 시나리오에서 시장은 전면전의 '위험'을 가격에 반영한다. 하지만 실제 공급 차질이라는 '현실'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중동 위기에서 석유 공급이 장기적으로 중단되지 않았을 때 관찰되었던 예측 가능한 패턴을 따르기 쉽다. 초기 충격으로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다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비껴가면서 빠른 가격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에 충격이 있지만 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면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보면 초기(1~3개월)에는 군사 충돌 불안으로 변동성이 커진다. 변동성지수(VIX)는 상승한다. 그러나 협상 재개 조짐에 빠르게 안정을 회복한다. 중기(6~12개월)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투자심리 개선된다. 위험자산 선호 회복하고 글로벌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될 전망이다. 장기(1년 이상)적으론 중동발 구조적인 글로벌 경제 위험 감소로 시장 안정성은 높아진다.
외환시장을 보면 초기엔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와 엔화 강세, 이란 리알 등 신흥통화 약세가 나타난다. 금 가격도 단기 급등이 예상된다. 협상 진전으로 달러의 안전 자산 프리미엄 축소된다. 유로·엔 등 주요 통화 정상화, 신흥국 통화 안도 랠리도 가능하다.
원자재 시장은 유가 급등 후 안정화될 전망이다. 미국 공습 직후 브렌트유 5~10% 오를 가능성이 높다, 협상 가능성에 며칠 내 유가 상승분은 반납할 수 있다. 천연가스도 중동 공급 위험 프리미엄 반영 단기 상승이 가능하다.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열려 있고 주요 생산 시설이 타격받지 않는다면 유가는 하락해 중동 위기 이전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6개월 후에는 휴전으로 에너지 공급 차질 해소와 OPEC 증산 가능성이 있다. 모건스탠리는 “분쟁 조기 해결 시 유가 배럴당 60달러대로 복귀” 전망했다.
하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는 “공격 충격으로 유가가 급등하겠지만 며칠 내 평준화될 것이다. 이란이 평화 협상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악의 경우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 100달러를 돌파”를 경고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전면적 봉쇄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금 가격은 전형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난다. 단기 강세로 전고점에 근접한다. 유가처럼 전쟁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 상승분의 일부를 반납할 수 있다. 하지만 높아진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해 이전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주식 시장은 단기 충격 후 반등이 예상된다. 전쟁 우려로 S&P500 등은 초기에 1~2% 하락하고 방산·에너지주 강세를 보인다. 항공·여행주는 약세다. 협상 기대에 증시 반등 전환할 수 있다. 지정학 불확실성 해소로 기업 투자심리
개선된다. 이란 제재 완화 기대에 에너지·자동차 등 업종의 수혜도 전망된다. 긴장 완화가 가시화되면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V자형 회복을 보일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과거 중동 긴장 고조 후 3주간 S&P500은 평균 -0.3% 소폭 하락했지만 두 달 후엔 2.3% 상승으로 회복했다.
글로벌 채권 시장은 안전한 자금 유입으로 초기에 미 국채 등 선진국 채권 강세(금리 급락)를 보인다. 반면 회사채와 신흥국 채권 등의 가산금리는 상승한다.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로 각국 중앙은행 금리인하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국채 수요는 평소 수준으로 정상화된다.
암호화폐는 위험자산 동조 약세를 보인다. 투자심리 악화로 비트코인 등 급락한다. 투자자들이 변동성 큰 코인보다 금 선호 현상이 나타난다. 전반적인 시장 안정에 따라 주요 암호자산 가격도 회복한다. 다만 '디지털 금' 내러티브가 나타나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시나리오2 국지적 확전과 장기 교착(지속적 긴장 속 제한적 분쟁 상태)
이 시나리오는 전략적 오판이나 이란 강경파가 더 강한 충돌을 강행하기로 결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란은 협상에 나서지 않고 산발적 보복과 핵 프로그램 재가동 등으로 맞서면서 갈등이 장기화하는 시나리오다. 전면전까지는 아니지만 중동 지역에서 군사 충돌과 높은 긴장 상태가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 이란이 이라크·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나 예멘 후티 반군 등을 통해 미군 기지와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이란은 핵시설이 타격받은 후 은밀하게 핵 능력 복구 및 농축 활동을 가속해 '핵무기 보유' 의지를 지속할 수 있다. 이란은 또 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를 시도한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숨겨둔 비밀 핵 시설을 총동원해 핵 프로그램을 서둘러 진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경우엔 VIX 상승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안전자산 선호 국면 지속된다. 위험프리미엄 상승으로 신흥국 자본유출도 우려된다. 경기둔화 우려도 증폭한다. 고유가·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세계성장률 하향 압력이 커진다. IMF 등 글로벌 기관 전망치 하향 조정한다.
외환 시장은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 미국 달러로의 대규모 자금 도피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이 분쟁 당사국이지만 세계 기축통화이자 결제 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은 더 커진다. 유일하게 대규모 자금을 수용할 수 있는 피난처가 될 것이다. 달러 인덱스(DXY)는 급등할 수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경제권의 통화인 유로, 엔, 원화 등은 급락할 수 있다. 배럴당 100달러 이상 유가가 유럽과 동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피해는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미국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자재에선 현재 이란이 추진하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상당한 공급 충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일부 경제 활동을 마비시킨다(경기 침체). 최악에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미국 중앙은행이나 유럽중앙은행(ECB) 등 각국 중앙은행들을 정책적 딜레마에 빠뜨릴 수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에너지 쇼크로 인한 급격한 경기 하강을 심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하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용인하게 된다.
헤지펀드 'Svelland Capital'의 나디아 위겐은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OPEC 증산이 가능해도 물류 경로 막히면 국제시장에 공급이 닿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ABN암로의 크리스토프 부셔 최고투자책임자도 “유가가 80~100달러 범위에 진입해 지속되면 글로벌 경제에 위험”이라며 현재 수준이 그 임계점 바로 아래라고 언급했다. Lombard Odier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새미 채어는 “유가 100달러 이상이 지속되면 글로벌 성장률 1%포인트 하락, 물가 1% 포인트 상승”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금은 랠리가 펼쳐질 전망이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기 침체, 군사 분쟁 상황 등에서 가치 저장 수단이자 위기 헤지 자산으로서 금의 위상은 높아진다. 금 가격은 지금보다 20~30% 이상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주식 시장의 경우 약세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 S&P 500 지수는 30% 이상 하락할 수 있다. 에너지 및 운송 등 투입 비용 급등과 소비 수요 급감으로 기업 이익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항공, 해운, 자동차, 중공업, 소비재 부문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다. 유일한 수혜주는 에너지 생산업체와 방산주가 될 것이다.
채권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이 예상된다. 초기에는 안전자산 선호로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공포에 압도될 것이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은 채권 시장의 대규모 매도를 촉발할 수 있다. 부채가 많은 기업과 정부에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IBKR의 수석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미국이 이란과 직접 충돌하면 처음에는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져 국채 금리는 내려가고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Brandywine Global의 잭 맥킨타이어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채가 안전판 역할을 할지는 불투명하다. 시장이 인플레이션에 과민반응하기 때문”이라며 고유가발 물가상승이 국채 가격을 다시 떨어뜨릴 위험을 지적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고위험 투기 자산으로서 투자자는 현금(달러)과 단기 국채로 도피하면서다. 암호화폐 시장의 높은 레버리지는 하락을 증폭시켜 마진콜과 연쇄 청산을 유발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은 50% 이상 폭락하면 알트코인들은 거의 전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일부에서 여전히 '탈중앙 자산' 선호로 구심점을 찾을 수 있지만 주류는 아니다.
시나리오3 전면전 및 체제 붕괴(광범위한 지역전쟁과 글로벌 충격)
가능성이 가장 낮은 시나리오다. 중국과 러시아도 중동의 수렁에 빠뜨리고, 다극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한다. 광범위한 군사 전면전으로 악화하면서 이란 정권 붕괴 또는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다. 'Atlantic Council'의 조나단 패니코프는 “이번 사태가 빠르게 통제 불능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2의 중동 전면전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는 석유 공급 대란, 무역로 차단, 금융시장 패닉, 글로벌 경기침체 등 광범위한 경제적 충격파로 이어진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패닉에 빠진다.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난다. 글로벌 증시 폭락, 서킷브레이커 발동 등이 나타난다. 글로벌 자금 경색과 달라 유동성 경색 위험도 떠오른다. 세계적 경기침체에 진입한다. 에너지 가격 승상으로 인플레이션에 각국 소비 위축된다. 글로벌 수요 급감으로 주요국의 연쇄적 경기침체도 가능하다. 금융시장 자산 가격 바닥권으로 떨어진다.
외환 시장은 '달러의 무기화'까지 거론된다. 미국은 달러를 무기화해 중국, 러시아, 이란 블록을 SWIFT 시스템에서 차단할 것이다. 이에 대응해 위안화와 디지털 화폐에 기반한 대안 금융 시스템 구축을 가속할 것이다. 이는 달러의 독점적 패권 시대 종말의 시작을 알릴 수 있다. 막대한 외환 변동성을 야기할 것이다. 이란 리얄 가치 붕괴, 주변국 통화 연동 급락도 나타난다.
원자재 시장의 경우엔 호르무즈 해협의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 단일한 글로벌 유가 개념이 붕괴하고, 동맹 블록은 우대 가격을, 적대 블록은 공급 제한 조치로 다층적 가격 시스템으로 대체될 수 있다. 극도로 높고 변동성이 큰 가격의 장기화가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유가는 150달러 이상 폭등할 수 있다. 실물 피난처 수요로 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다.
글로벌 주식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보다 더 심각한 장기적인 불황이 닥칠 것이다. 신뢰의 위기는 특정 자산군이 아닌 지난 50년간 기업 이익을 뒷받침한 글로벌 무역 및 금융 시스템 전체로 전이된다. 주식 가치 평가는 위험해진 세상을 반영해 재조정될 것이다. 금융·제조·소비 등 대부분 업종 동반 폭락한다. 방산주 일부 상승은 기대할 수 있다.
채권 시장에선 안전자산으로서 미국 국채의 지위는 혹독한 시험에 직면할 것이다. '대안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그 지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글로벌 군사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규모의 국채 발행은 장기적인 재정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낳을 수 있다.
암호화폐는 초기 충격은 시나리오2와 비슷하다. 현금으로 도피로 폭락이다. 다만 법정화폐와 중앙화된 금융 기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강력한 서사가 부상할 수도 있다. 비주권적이고 검열에 저항하며 프로그래밍된 희소성을 가진 자산이라는 비트코인의 핵심 속성은 자본 통제, 제재, 통화 가치 하락의 시대에 독보적으로 특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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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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