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두 가지 시나리오 제시
“2030년대 재사용발사체 기술 확보 목표”
지난해 10월13일(현지시각)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 1단 슈퍼헤비 로켓이 5차 시험발사에서 비행을 마치고 발사대로 돌아왔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지난해 10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스페이스엑스(X)가 발사한 1단 로켓이 발사 약 7분 만에 우주에서 지구로 돌아와 발사대에 설치된 젓가락 모양의 로봇팔 사이로 부드럽게 안착했을 때, 전세계는 놀랐고 혁신에 찬사를 보냈다. 우리나라 우주항공청은 2035~2040년 이러한 재사용발사체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주항공청(우주청)은 20일 서울 용산구 서울비즈센터에서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관련 ‘브라운백 미팅’(간단한 점심을 곁들인 회의)을 열고,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발하는 차세대발사체를 스페이스엑스 같은 재사용발사체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두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1안은 2032년까지 차세대발사체를 애초 계획했던 ‘일회용’으로 만들고, 2033~2037년 이를 ‘재사용’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이다. 이후 2040년 재사용발사체가 완성되면 연 2~3회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우주청은 내다봤다. 2안은 차세대발사체를 처음부터 재사용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일회용보단 좀 더 오래 걸리지만, 2035년까지 재사용발사체를 완성하면 이후 연 10회 이상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주청은 2안을 선호한다. 박순영 우주청 재사용발사체 프로그램장은 “2030년대에 발사체 수요가 많이 증가할텐데, 일회용발사체 개발을 거치는 1안은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를 해야 해서 이런 수요 증가에 대한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있는 재사용 기술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 중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지난 5월 초부터 시작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이 심사는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순영 우주항공청 재사용발사체 프로그램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서울비즈센터에서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사업내용 변경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애초 우주청은 지난 2022년 약 2조13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누리호’의 뒤를 잇는 차세대발사체를 2032년까지 일회용발사체로 개발하는 사업을 수립했었다. 그러나 스페이스엑스의 재사용발사체 성공 이후 우주 수송 비용이 줄면서 전세계가 재사용발사체 개발에 나섰고, 지난 2월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의 방향을 기존 일회용에서 재사용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이를 위해 예산도 약 298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심사하고 있는 것은 이 ‘변경안’이다.
재사용발사체 기술 확보를 위해 전세계가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재사용발사체 기술 확보 목표 시점으로 러시아는 2028년, 유럽은 2030년 이후, 중국은 2033년, 인도는 2034년, 일본은 2030년대 후반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박재성 우주청 우주수송부문장은 “모든 나라가 2030년 전후를 목표로 재사용 기술을 개발중인 만큼, 우리나라도 2030년대에 재사용 기술을 확보하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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