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빙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해당 리뷰는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 치러진 대선도 떠오르게 하는 '러닝 메이트'. 사회를 학교에 녹여낸 아이들의 모습이 흥미를 유발한다.
'러닝메이트'(극본 한진원 홍지수 오도건·연출 한진원)는 불의의 사건으로 전교생의 놀림감이 된 '노세훈'(윤현수)이 학생회장 선거의 부회장 후보로 지명되면서 온갖 권모술수를 헤치고 당선을 향해 달려가는 하이틴 명랑 정치 드라마. 배우 윤현수, 이정식, 최우성, 이봉준 등이 열연을 펼쳤다.
불의의 사건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노세훈은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양원대(최우성)로부터 부회장으로 함께 출마하자는 권유를 받는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세훈은 양원대와 팀을 이루고 출마 준비를 하다 이번엔 곽상현(이정식)에게 팀을 이루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양원대로부터 배신감을 느낀 뒤 노세훈은 곽상현과 기호1번으로 팀을 이루게 된다.
그런데 노세훈의 절친 박지훈(이봉준)이 양원대와 팀을 이루게 되고. 선거 준비부터 유세까지 과열되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어리바리하던 노세훈의 눈빛에 이상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수많은 정치물 중에서도 학생 정치라는 점이 새롭다. '러닝 메이트'의 배경은 고등학교, 주요 인물은 미성년자. 교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집중력 있고 빠른 흐름으로 보여주기 위해 배경은 '학교' 그리고 '학생회장 선거 기간'으로 한정됐다.
'작은 사회'라 불리는 학교에서 벌어진 모든 사건사고가 규모만 축소된 선거라는 표현을 떠오르게 한다. 선거송과 공약을 만들어 유세하는 것은 기본, 여론에 불을 붙이고 상대를 비방하고 사회적 활동으로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선물공세에 언론플레이까지. 흔히 말하는 '정치질'과 다르지 않다. 선거 활동 외에도, 물질 등으로 환심을 사고 또래임에도 보이지 않는 힘의 차이가 발생하는 등 흔한 일상 속 정치질이 각 인물의 캐릭터성과 관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만들어 준다.
다만 어른들의 정치 중 극적인 부분만 벤치마킹한 탓인지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다.
시종일관 비속어를 달고 다니는 여느 10대 철부지 아이들인 듯 한데, 이렇게나 광기에 가까운 모습으로 학생회장 선거에 '집착'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선거운동을 독려하면서 "웬 애들 선거 주제에 권력이냐 싶지? 일단 이겨봐. 이기면 알게 돼"라는 대사로는 왜 선거가 이렇게 과열됐는지 이유를 추론해보긴 어렵다. 어마어마한 권력이 주어진다는 걸 어림짐작할 수 있을 뿐, 학생 선거 이후 학생회가 가질 권력이 구체적으로 무엇일지는 생략됐다.
현실성은 반감되고, 갈등은 극적인데 이유는 너무나 두루뭉술하다. 주인공 노세훈을 제외한 인물들에게 광적인 행동의 정당성을 부여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을 보여줄지 선택과 집중하는 과정에서 잘려나간 가지로 인해 어색한 지점이 남았다.
그럼에도 '러닝 메이트'의 마지막까지 정신없이 함께 달리고 나면, 마치 학교라는 표본을 통해 사회를 관찰하는 사회실험을 진행한 듯한 기분도 든다. '하얗게 불태웠다'라는 말처럼 선거가 끝나고 자기 자신을 포함해 모든 걸 휘발시킨 노세훈의 모습에서 왜 싸우는지도 모르고 그저 욕망을 위해 격돌하는 우리가 보여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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