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가 5210원→3만원으로 급등
1분기 매출 1조6366억원… 1년 새 772% 증가
금 거래 플랫폼·디지털 자산 성장 기대감
그래픽=손민균
과거 IT서비스 회사로 알려졌던 아이티센글로벌이 최근 웹3(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기반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가 475%가량 급등했으며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디지털 자산 육성 정책과 맞물려 향후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이티센글로벌의 주가는 전날 3만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 회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가가 5210원이었는데, 6개월 새 475.8%나 급등한 것입니다. 매출 역시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습니다. 아이티센글로벌의 올 1분기 매출은 1조6366억원, 영업이익은 33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772%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실적 개선은 아이티센글로벌의 웹3 중심 사업인 금 거래 플랫폼이 주도했습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자회사인 한국금거래소를 통해 ‘센골드’ ‘금방금방’ 등 금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센골드’는 디지털 금 조각투자 플랫폼이며, ‘금방금방’은 금 직거래 중개 플랫폼입니다. 올해 들어 금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금 거래량이 늘자 플랫폼 수익이 개선된 겁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 거래량은 9.3톤(t)으로 전년 동기(7.2t) 대비 30%가량 증가했습니다. ‘금방금방’의 1분기 거래금액도 전 분기 대비 135%, 전년 대비 202% 증가했습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토큰증권(STO), 실물연계자산(RWA) 등 디지털 자산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블록체인 기술 기업 BPMG와 함께 디지털 자산기업 ‘크레더’를 설립해 국내 유일 금 기반 디지털 자산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크래더는 금 기반 RWA 플랫폼인 ‘골드스테이션’을 열고 ‘센골드’의 디지털 금과 연동된 스테이블코인 ‘GPC’를 발행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스테이블코인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진 점이 회사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를 통해 디지털 자산 유통 플랫폼도 확보했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보유 자금 20억원을 출자해 비단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 자리에 올랐습니다. 한편 아이티센글로벌은 지난 18일 비단에 ‘센골드’ 지분 100%를 양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회사는 비단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등을 고려한 웹3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1분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아이티센에서 아이티센글로벌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아이티센글로벌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금 거래 플랫폼,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잇는 성장축을 갖춘 기업”이라며 “한국금거래소의 실적 호조와 자회사의 신사업이 매력적인 중장기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이티센 사옥 전경./아이티센 제공
아이티센글로벌이 처음부터 웹3 전문기업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 외부 IT 솔루션 판매 및 서비스에 주력하며 공공기관, 교육기관, 정부 부처, 금융기관 등을 고객층으로 두었습니다. 이를 통해 설립 5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이후 회사는 IT 시스템 설계 및 분석 기술 확보에 집중하며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했습니다. 2012년 비티씨정보통신, 2015년 굿센과 시큐센, 2016년 에스엔티씨, 2018년 콤텍시스템, 2020년 쌍용정보통신 등을 인수했습니다. 현재 인수된 자회사는 아이티센코어, 아이티센피엔에스, 아이티센엔텍 등으로 사명을 바꿨습니다.
한국금거래소 인수는 비(非)IT분야로 외연을 확장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2018년 한국금거래소 지분 67.3%를 760억원을 들여 인수했습니다. 한국금거래소는 현재 아이티센글로벌의 핵심 매출 창구를 담당합니다. 지난해 한국금거래소의 잠정 매출은 3조9000억원으로 아이티센글로벌 매출(4조9610억원)의 약 80%에 달했습니다.
다만 아이티센글로벌이 직접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기존 기업 인수를 통해 사업 기반을 넓힌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 실제 2020년 당시 아이티센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2751억원인데, 이는 전년(1조5300억원) 대비 40% 이상 성장한 수치입니다. 업계에서는 쌍용정보통신 인수 효과라고 평가합니다.
아이티센글로벌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18%로 낮은 편에 속합니다. 업계에서는 잇따른 M&A로 인한 비용 증가와 실물 금 거래 중심인 금 거래소의 특성상 매출 대비 낮은 수수료율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회사는 변화하는 IT 환경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이티센글로벌 관계자는 “IT서비스 기업으로 출발했으나 몇 년 전부터 사업에 대한 대대적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기존 IT서비스는 계열사로 이관하고 아이티센글로벌은 웹3 비즈니스와 스타트업 육성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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