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 민영 방송사 TF1 채널
내년부터 프랑스 넷플릭스서 제공
NYT "같은 방식의 협력 확대될 듯"
넷플릭스 TV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핑스솔저와 넷플릭스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 최대 방송사 중 하나인 TF1의 채널들이 넷플릭스 플랫폼 안으로 들어온다. 넷플릭스를 빠져나가지 않고도 기존 TV 채널의 스포츠 생중계나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그간 세계 각국 방송사들의 개별 콘텐츠를 유통해 왔으나, 기존 방송사 채널이 통째로 플랫폼에 통합되는 건 처음이다. 이런 협업 모델은 프랑스를 시작으로 다른 국가로도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넷플릭스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방송사 TF1이 운영하는 지상파 생방송 채널과 TF1이 제작한 프로그램들을 프랑스 내 넷플릭스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TF1 콘텐츠는 내년 여름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프랑스 구독자 수는 2022년 기준 약 1,010만 명이다. 최신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넷플릭스가 외부 방송 채널을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제공하는 첫 사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으로 치면 CBS, 영국으로 치면 ITV 채널을 앱 내에서 지원하는 것에 비견된다"고 전했다. TF1은 프랑스 전통 TV 방송 시장의 24%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의 (4대 민영 방송사인) NBC, CBS, ABC, 폭스 등보다도 점유율이 높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TF1와의 파트너십에 대해 "전례 없는 협력"이라고 평하며 "프랑스 이용자들에게는 매일 넷플릭스를 찾고 더 오래 머물 이유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은 고육책으로 평가된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TV 방송 대신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OTT 대중화가 가장 먼저 시작된 미국에서는 지난달 OTT 시청률이 전체 TV 시청률의 44.8%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방송(20.1%)과 케이블(24.1%)의 시청률 합계를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와 손을 잡음으로써 방송사는 새로운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미국 기술전문매체 버지는 분석했다. 다만,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 역시 커질 공산이 크다.
신문은 "넷플릭스는 다른 국가에서도 이번과 같은 파트너십 모델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더 많은 TV 방송사가 넷플릭스 플랫폼 안으로 통합될 공산이 크다는 의미로, 넷플릭스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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