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임정호 교수팀, 해수 이상 고온·태풍 대응 기여
이번 연구를 수행한 임정호(왼쪽) 교수와 정시훈 연구원.[UN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매년 여름 한반도를 위협하는 태풍은 북서태평양의 따뜻한 바다에서 힘을 받는다. 최근에는 폭염, 가뭄 같은 극단적 기후 현상도 해수면 고온과 연결되며, 해수면 온도 예측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예측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정확한 과거 관측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위성이 측정하지 못하는 결측 구간을 복원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팀은 위성 관측망의 결측구간을 보완해 해수면 온도 데이터를 1시간 단위, 2km 공간 해상도로 재구성할 수 있는 AI 복원 모델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바닷물에는 지구 열에너지의 90%가 저장된다. 그 중 해수면은 바다와 공기 사이에서 열에너지가 직접 오가는 지점으로 해수면이 따뜻해지면 그 열에너지가 공기로 옮겨 가면서 태풍, 폭염, 집중호우 같은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위성 관측은 이 해수면 온도를 광범위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구름, 강수, 관측 각도 제한 등으로 시공간적 결측 구간이 자주 발생한다. 이 탓에 해수면 온도 변화의 흐름을 읽기 어렵고, 장기적이고 정확한 온도 예측에도 한계가 있었다.
개발된 복원 AI 모델의 구조과 성능 데이터.[UNIST 제공]
연구팀은 GAN 인공지능 모델에 고빈도 위성 관측자료와 수치예보모델의 열역학적 지식을 학습시켜, 위성의 결측 구간을 복원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 GAN은 원래 이미지 생성에 주로 사용되는 모델이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수치예보모델의 열역학 정보를 함께 학습시켜, 실제 해양 물리 조건에 부합하는 해수면 온도 데이터를 더욱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1저자인 정시훈 연구원은 “기존 수치예보모델이나 통계 기반 기법은 위성의 해상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고 계산 비용도 컸다”며 “이 모델은 실제 실험에서 기존의 선형 보간 기법이나 통계 기반 모델보다 복원 정확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급격한 온도 변화 구간에서도 예측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임정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I 기반 복원 기술은 특히 태풍 발생이 잦고 기후 변동성이 큰 북서태평양 해역에서 고해상도 해수면 온도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다”며 “이 지역은 한반도 기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날씨 예측과 기후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장기적으로 고수온 현상과 같은 해양 재해 대응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원격탐사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원격탐사(Remote Sensing of Environment, IF 11.1)’에 6월 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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