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필의 미래창
삼성전자 도입한 ‘SSC-24’, 세계 18위 올라
국내 슈퍼컴 1~3위 모두 인공지능 주목적
2018년부터 운용 중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슈퍼컴 5호기 ‘누리온’.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제공
한국에도 초당 10경번 이상의 연산 능력을 갖춘 슈퍼컴퓨터가 생겼다.
최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슈퍼컴퓨팅 콘퍼런스(ISC 2025)에서 발표된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톱(Top) 500'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수원 삼성종합기술원(SAIT) 슈퍼컴퓨팅센터에 설치한 슈퍼컴퓨터 ‘SSC-24’가 106.2페타플롭스(PFLOPS)의 연산 능력을 공인받아 한국 1위, 세계 18위에 올랐다. 106.2페타플롭스는 1초에 10경6천조번의 연산을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1페타플롭스는 1초에 1000조번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이다. ‘SSC-24’는 그동안 사용하던 ‘SSC-21’(24.38페타플롭스)보다 연산 능력이 4배 이상 향상된 것이다.
이어 지난해 국내 1위였던 네이버의 세종이 50위(32.97페타플롭스), 지난해 새로 설치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클라우드가 52위(32.0페타플롭스)를 차지했다. 국내 1~3위 슈퍼컴은 모두 인공지능 연구 개발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용하는 국가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13.93페타플롭스)은 109위를 기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6년을 목표로 이론성능 기준 600페타플롭스급의 국가 슈퍼컴 6호기 구축 작업에 나섰다. 6호기가 완성되면 한국도 세계 10위 안에 드는 슈퍼컴을 보유하게 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1위 슈퍼컴퓨터 자리를 지킨 미국 로렌스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엘 캐피탄’. 로렌스리버모어연구소 제공
500위 안에 15대…세계 7번째로 많아
이번에 발표된 세계 500대 슈퍼컴 중 한국 슈퍼컴은 모두 15대로 세계 7위다.
세계 슈퍼컴 1위는 지난해와 같은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LLNL)의 ‘엘 캐피탄’이다. 엘 캐피탄의 연산 능력은 1.74엑사플롭스(EEF)다. 1초에 174경번 연산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어 2~3위에 오른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프런티어'(135.3)와 아르곤국립연구소의 '오로라'(101.2)도 엑사급 성능을 자랑한다.
미국은 엑사급 성능을 갖춘 슈퍼컴 3대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자, 엑사급 슈퍼컴을 보유한 유일한 나라다. 이들 엑사급 슈퍼컴은 모두 휼릿패커드가 제작했다.
슈퍼컴 1위 엘캐피탄은 복잡한 과학적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되는 다른 엑사급 슈퍼컴과 달리, 물리적 핵 실험 없이 미국의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핵폭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도 엑사급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성능 공개 측정을 꺼리고 있어 순위에 들어 있지는 않다.
슈퍼컴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으로 상위 500대 순위에 175대가 올라 있다. 지난해보다 2대가 추가됐다. 정보 공개를 꺼리는 중국은 47대다. 이어 독일이 41대로 3위를 차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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