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액션, 복수의 화신은 굿!
후반부 개연성 흔들, 캐릭터 활용은 아쉬움
(MHN 윤지원 기자) 넷플릭스가 지난 6월 6일 공개한 7부작 '광장'은 동생의 죽음을 쫓아 조직으로 돌아온 '남기준'(소지섭)의 처절한 복수극을 그린 하드보일드 누아르다.
한국적 정서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광장'은 과거와 현재 시점을 교차 편집하며 긴장감을 높이는 연출, 그리고 주인공의 약점을 파고들며 시청자들을 몰아붙인다.
액션은 '한국판 존 윅'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반려견이 복수의 방아쇠였던 '존 윅'과 달리, '광장'은 한국 사회의 '피붙이'라는 끈끈한 정서를 건드려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소지섭은 맨몸 격투부터 장도리와 쇠파이프를 활용한 날 것 그대로의 액션을 선보이며, 밤거리 시장 골목과 재개발 현장 등 현실적인 로케이션은 장르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허준호는 냉혹한 카리스마를 지닌 조직 '주운'의 보스 이주운 역을 맡아 극의 무게감을 더하고, 공명은 옛 동료와 적으로 나뉘는 경계선에 선 인물로 끊임없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아쉬움을 남긴 이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이금손'을 연기한 추영우다. 검찰과 조직 사이를 오가며 양쪽에 균열을 만들려 하지만, 극중에서 그의 존재감은 공허하게 느껴진다.
전작에서 보여준 순정남이나 의사 등 밝은 이미지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이금손' 캐릭터 자체가 설득력이 있는 구조인지 의문이 남는다.
그는 왜 그토록 검찰과 조직 사이를 오가는 위험한 줄타기를 감행해야 했을까? 그의 행동에 대한 명확한 동기 부여가 보이지 않는다.
연출은 만화적 과장을 최소화하여 극의 사실성을 높였다. 어두운 조명과 거친 화면 질감은 88분 러닝타임의 영화 7편을 연달아 보는 듯한 밀도를 선사하며, 현악 위주의 미니멀한 OST는 폭력의 잔상을 더욱 길게 끌고 간다. 다만 원작 중후반의 섬세한 심리 묘사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물의 감정선과 행동의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드러난다.
작품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에서 드디어 제대로 된 누아르가 나왔다", "소지섭의 복귀작답다", "웹툰을 잘 살린다"는 호평과 함께 정주행 인증 댓글이 쏟아졌다. 특히 웹툰 독자들은 "기준의 절망과 분노가 화면에 잘 녹아들었다", "시장 골목 액션, 재개발 현장 전투는 웹툰 장면 그대로 나와서 소름"이라며 원작의 명장면이 실사화된 것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웹툰을 정독했던 팬들 사이에서는 "4화까지만 원작 느낌, 이후는 전혀 다른 작품", "기존 캐릭터의 매력을 다 버렸다", "왜 굳이 광장이라는 제목을 쓴 건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몇몇 시청자는 차승원의 갑작스러운 등장 이후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의견을 제시하거나, '존 윅'을 어설프게 따라 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특히 '이금손' 캐릭터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한 소모적인 역할에 그쳤다는 지적이 많았다. "원작을 안 봤으면 그냥 액션 드라마로 괜찮을 텐데, 웹툰 팬 입장에선 망작에 가깝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었다.
인물 동기의 부족, 일부 캐릭터의 피상적인 활용, 원작의 깊은 감정선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점은 많은 팬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이다.
'광장'은 한국 장르물의 새로운 시도로서 분명한 성과를 남겼다. 원작에 대한 과감한 해석,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은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후반부의 아쉬움과 일부 캐릭터의 활용은 숙제로 남는다. 만약 '이금손' 캐릭터에게 더 명확한 동기와 능동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그의 내면 심리를 깊이 있게 묘사했더라면 극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후반부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개연성을 보강하고, 주변 캐릭터들의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더라면 원작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판 존 윅'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광장'만의 독자적인 색깔과 깊이를 후반부에서도 유지했다면 어땠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시청한 후 웹툰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면, 이는 '광장'이 나름의 성공적인 파장을 일으켰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사진=넷플릭스, MH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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