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지난 2023년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으로 일할 당시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제공
네이버에서 인공지능(AI) 개발과 관련 사업의 주축으로 활약해온 40대 '소버린AI 전도사'가 국가 AI 전략의 컨트롤타워를 맡는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도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다. 민간의 공격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고 생태계를 육성해 세계 AI 3대 강국(G3) 도약을 이루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승부수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15일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 겸 네이버 퓨처AI센터장을 임명했다. 이재명 정부가 대통령실 정책실 산하에 신설한 AI수석은 AI를 비롯한 첨단기술 관련 성장 전략과 미래 과제를 담당한다. AI 100조원 투자를 포함한 이 대통령의 AI 공약을 구체화하고 실제 정책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한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 수석은 AI의 주권을 강조한 소버린AI를 앞장서 제안하고 이끌고 있는 인사이며, 국가가 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은 성과를 공유하는 AI 선순환 성장 전략을 강조한 AI 전문가이기도 하다"며 "네이버 AI혁신센터장으로서의 현장 경험이 국가 AI 정책으로 구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77년생인 하 수석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딥러닝 전문가다. 대학원 진학 전 삼성SDS에서 소프트웨어(SW)엔지니어로 2년간 일하기도 했다. 2015년 네이버랩스에 입사한 이후 다수의 논문과 함께 음악 추천 서비스, AI스피커 등을 선보였다. 특히 네이버 AI랩(현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에서 연구소장으로서 국내 첫 대형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 개발을 이끌었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AI가 1호 공약이었던 만큼 AI수석 인선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세간의 예상을 깨고 하 수석을 등용한 것은 전형적인 '이재명 식 실용주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 수석이 민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AI 전략을 보다 현실적·체계적으로 수립·추진할 것으로 이 대통령이 기대했다는 것이다.
하 수석은 한국 고유의 문화와 가치관을 담아낼 수 있는 소버린AI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틈새에서 한국형 AI를 중동·동남아에 수출할 가능성도 엿봤다. 한국이 AI를 미래 먹거리로 삼으려면 프랑스 정부가 자국 기업 미스트랄AI를 밀어주는 것처럼 강력한 지원책과 규제혁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범정부 차원의 AI거버넌스 수립과 전 산업분야에 걸친 AI리터러시 교육으로 국가적인 AI전환(AX)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하 수석은 △AI 민간 투자 100조원 달성 △'AI 고속도로' 구축 및 국가 혁신거점 육성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 이상 확보 및 집적 클러스터 조성 △'모두의 AI' 프로젝트 추진 및 규제 특례 통한 융복합 활성화 △AI인재 양성 교육 강화 등 이 대통령의 주요 AI 공약을 실무 경험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달성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하 수석은 대선을 앞두고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공동대표로서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를 비롯해 보다 공격적인 AI진흥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 정부에서 관계 부처·기관 간 엇박자로 지지부진했던 민간 클라우드 전환 정책 또한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팽동현·임재섭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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