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돔 등 이스라엘의 다층 방공망이 13일 밤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으로 쏟아지는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는 모습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이 몇 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정부가 이를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미 CNN은 미 백악관과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작전이 며칠이 아닌 몇 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는 미 정부가 비공개 회담에서 이러한 작전 기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매체에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역시 미 정부가 이스라엘의 작전 계획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암묵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분쟁 지속 기간이 이란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스라엘이 자위권 행사 이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3일 이란 테헤란의 핵시설 등을 선제 공격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목표는 이란의 핵시설과 탄도미사일 공장,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것이고 작전은 필요한 만큼 계속될 것”이라며 작전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 BBC는 두 나라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할 경우 우려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승인하고 지원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란은 이라크 내 특수부대 기지, 걸프만 군사 기지, 역내 외교 공관 등 중동 전역의 미국 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이러한 위협에 대비해 일부 인원을 철수시켰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은 이란의 포르도 핵시설과 같은 심층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폭탄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실패할 경우, 미군이 주둔 중인 걸프 지역의 취약한 목표물을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이란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지대를 공격했다는 의심을 받은 바 있으며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 목표물을 공격했다.
13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테헤란 지역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제거하지 못한 경우 오히려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고 매체는 짚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60%까지 농축한 우라늄을 약 408.6㎏ 보유하고 있다. 매체는 “이란의 지도부가 추가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최대한 빨리 핵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게 되면 이는 이스라엘이 추가 공격을 감행하도록 해 결국 이 지역을 끊임없는 분쟁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이 궁극적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성명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사악한 정권의 탄압에 맞서야 한다. (이란) 국가의 깃발과 역사적 유산 아래 뭉쳐 자유를 위해 일어서야 할 때가 왔다”고 언급하는 등 이란 정권 교체가 목표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라크와 리비아의 사례처럼 권력 공백이 예기치 않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한 이후 혼란을 틈타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IS)가 탄생해 이라크를 활동 근거지로 삼았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붕괴한 후에도 파벌 간 내전이 이어져 2020년 휴전협정 체결까지 무정부 상태가 계속됐다.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가 더 큰 충격에 휩싸일 수도 있다. 이미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이 보복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선박을 공격할 경우 추가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과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모두 공습 당일 한때 13% 안팎으로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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