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軍양성평등지표 조사…종합점수 평균 63.63점
일·가정 양립 여건 48점 최하…女 45.7% 육아휴직 이용
유용원 의원 “미취학 자녀 돌봄 지원 강화 노력해야”
여군 최초로 대포병탐지레이더 진지에 투입돼 임무 수행 중인 육군5포병여단 천리안대대 임유정(왼쪽) 중위와 권정인 하사가 천경-Ⅱ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육군 제공
올 1분기 육군 부사관 희망전역 인원이 668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군 간부의 중도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군의 ‘일·가정 양립 여건’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는 군 병력 감축에 대한 대안으로 여군 비율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국방부는 현재 약 11%인 여군 비율을 오는 2027년까지 15.3%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가정 양립 여건’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여군 간부 확보에 차질이 예상된다.
국방부가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2024년 군 양성평등지표 조사 및 분석연구’ 자료에 따르면, 여성간부 26.3%, 남성간부 24.3%가 군 생활과 가사·자녀양육·돌봄병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군 생활과 자녀 양육 병행의 어려움으로 인해 전역을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현역 여군의 85%가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 의원은 “자녀 양육 문제로 여군들이 군 생활 포기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군의 양성평등지표 종합 점수는 5개 조사 영역 평균 63.63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취학·초등 자녀 돌봄 충족도 지표 점수는 29.62점으로 군 양성평등지표 종합 점수 63.63점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기혼 군 간부들의 미취학·초등 자녀 돌봄 여건이 매우 미흡한 것으로 국방부는 평가했다.
양성평등지표 세부 항목 가운데 ‘양성평등 근무환경’ 부문은 77.77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해 비교적 양호했다. 하지만 ‘일·가정 양립 여건’ 부문은 48.9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보여 군 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은 3034양 1월 5일 해군 최초의 여군 잠수함 승조원들이 탄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4번째로 잠수함에 여군이 승조하는 국가가 됐다. 사진은 김현겸(왼쪽) 하사와 강수연(앞줄 오른쪽) 중사가 2023년 12월 29일 도산안창호함에서 잠수함 출·입항 절차를 숙달하는 모습. 해군 제공
특히 ‘일·가정 양립 여건’ 부문의 3개 지표는 모두 30점 미만이었다. 육아휴직 이용률의 성별 격차는 20.85점, 탄력근무제도 이용률의 성별 격차는 22.39점을 기록했다.
이는 여군과 여군무원의 45.7%가 육아휴직 제도를 이용하는 반면, 남군과 남군무원은 9.5%에 그치는 등 군 내 자녀 양육을 위한 제도 이용률이 여성 대비 남성이 극히 낮은데 기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부대-가정생활 병행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은 여성 간부 20% 내외, 남성 간부는 약 15%가 ‘경험한다’고 응답해 군 내 여성이 남성보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은 “최근 2040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 세대의 과반 이상이 직장에서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로 ‘워라밸’을 꼽았을 만큼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이제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라며 “군복을 입었다는 자부심만으로 군 간부들에게 무한 희생을 강요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군대가 일과 가정생활 양립 여건이 보장된 매력적인 직장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군 간부들의 처우개선과 사기진작, 그리고 안정적인 군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군 당국이 육아휴직, 탄력근무제 등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미취학 및 초등 자녀 돌봄 여건 지원에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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