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SK 경영전략회의에 참여한 SK 경영진이 최종현 선대회장의 육성을 들으며 SKMS 철학과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SK의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올해 '경영전략회의'의 키워드는 '신뢰 회복'과 '본원적 경쟁력'이었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등을 계기로 철저한 자기반성을 통해 이해관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리밸런싱(사업구조개편)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고 15일 밝혔다.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회의에 참석했다.
올해 회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신뢰 회복'이었다. 경영진은 SK텔레콤 사태 등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질문과 우려가 이어지는 만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과 사회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특히 회의에선 SK텔레콤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의 전반적인 보안 점검 및 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이어 리밸런싱을 중심으로 한 '본원적 경쟁력'도 주요 의제로 올랐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영역에서 경영의 기본기인 운영개선을 접목해 경영 내실을 빠르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SK는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성과 등을 점검하고, 중복사업 재편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는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AI)을 주축으로 한 성장전략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방안도 모색했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밸류체인,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AI를 그룹 미래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사업 포트폴리오와 경영 방식을 변화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영진은 "리더들이 먼저 나서서 구성원들이 패기를 발휘할 수 있는 '수펙스 추구 환경'을 조성해 '한마음 한뜻'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수펙스(SUPEX)는 지속적인 노력과 혁신을 통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려는 자세를 뜻하는 SK의 경영철학이다.
올해 회의는 최 회장이 주도하기보다는 경영진 모두가 함께 의견을 개진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현 선대 회장의 육성을 들으며 SK의 철학과 정신도 되새겼다. 회사 관계자는 "그룹의 실질적인 변화를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경영진이 전사적 실행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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