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출범식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참석
‘AI 3강’ 공약을 현실로…7조 민간 투자로 열리는 울산 시대
수도권 중심 해소와 친환경 고효율 설계
공공이 주저한 사이 민간은 ‘AI 고속도로’로 응답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 주도의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이 연거푸 유찰되며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민간이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판을 뒤집고 있다. SK그룹과 글로벌 클라우드 1위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울산에 총 7조원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AWS 단독으로만 40억 달러(약 5조 4712억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민관 협력 프로젝트다.
15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오는 17일 오후 울산미포산업단지에서 열리는 ‘SK-AWS 데이터센터 출범식’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두겸 울산시장, 여야 국회 과방위·산자위 소속 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이를 ‘AI 3강’ 공약의 실현 신호탄으로 삼고, 정부-민간 협력의 성공 모델로 공식화할 계획이다.
울산 미포산단 내 SK케미칼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 ‘SK-AWS AI데이터센터’가 만들어진다. 오는 17일 출범식을 하고, 오는 8월 기공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AI 3강’ 공약을 현실로…7조원 민간 투자로 열리는 울산 시대
SK그룹은 울산시 남구 황성동 일대 3만6000㎡(약 1만1000평) 부지에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조성한다. 오는 8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2027년 11월까지 1단계(41MW급) 가동을 완료하고, 2029년 2월까지 총 103MW 규모의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향후 1GW급으로 확장해 동북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해당 시설은 국내 최초로 100MW급 GPU 전용 설비를 갖춘 대형 AI 인프라로, 약 6만 장의 GPU가 투입된다. SK는 이를 통해 약 25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와 7만8000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AWS가 단일 투자 규모로는 이례적인 40억 달러(약 5조6000억원)를 투입한다. SK(034730)는 ICT(SK텔레콤(017670)·SK브로드밴드·SK AX), 에너지(SK가스(018670)·SK머티리얼즈(036490)), 반도체(SK하이닉스(000660)) 등 그룹 역량을 총결집해 클라우드-제조 융합형 AI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이 집적된 지역으로, AI 기반 제조 혁신에 최적화된 입지다. SK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AI를 활용한 산업 르네상스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최종 후보지 선정 브리핑하는 김두겸 울산시장. 사진=울산시
수도권 중심 해소와 친환경 고효율 설계…‘AI 고속도로’의 상징
이번 SK-AWS 울산 프로젝트는 정부의 ‘AI 3강’ 국가전략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두 차례 연속 유찰된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과 달리, 민간 주도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손잡은 성공적 협력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 편중된 데이터센터 수요(전국의 82.1%)를 비수도권으로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산업 거점인 울산에 대규모 AI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지역 균형 발전, 전력 수급의 다변화, 인프라 분산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전략 또한 친환경 고효율 중심이다. LNG 기반 구역전기를 활용하고, 공냉-수냉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향후에는 부유식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도입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SK그룹은 “글로벌 클라우드 1위 기업과의 협력으로 구축되는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이자, 최초의 민간 주도 AI 인프라”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AI 공약을 구체화하는 사례로서 국민 신뢰를 높이고, 데이터센터 분야의 해외 투자 유치와 국가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원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유영상 SKT 대표가 MWC2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 사업 고도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T 제공
“공공이 물러난 자리에 민간이 나섰다”…AI 인프라 주도권 변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한 ‘국가 AI컴퓨팅센터’ 사업은 SPC(특수목적법인) 구조의 한계와 낮은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민간 참여가 저조해 두 차례 연속 유찰됐다.
반면, SK와 AWS는 정부 예산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7조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중 약 5조 4712억원(40억 달러)은 AWS가 비수도권 AI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것으로,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도 이례적인 규모다.
카카오(035720) 역시 지난 13일, 경기도 남양주에 6000억원을 투입해 두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하며 AI 인프라 경쟁에 가세했다. 공공의 발걸음이 멈춘 자리에, 민간이 먼저 길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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