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옥 [사진, 성남시]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다시 국민주 열풍 몰고 오나?”
한때 국민주 열풍을 몰고 온 ‘국민 메신저’ 카카오. 17만원대까지 갔던 주가가 3만원대까지 믿기 힘든 대폭락을 하면서 국민주에서 민폐주로 전락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거의 포기한 상태. 그런 카카오에 볕 들 날이 찾아오고 있다.
3만원대를 전전하던 주가가 5만원을 드디어 뚫었다. 일주일 새 30%가량이나 올랐다.
지난 13일 카카오는 5만 1500원에 마감됐다. 장 초반 5만 3000원을 넘어서며 52주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인공지능(AI) 신사업 드라이브가 늪에 빠진 카카오의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임원들도 카카오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수는 호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회사 내부 사정에 밝힌 임원들이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봤다는 것이다.
카카오 사옥
카카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어든 1054억원, 매출도 6% 감소한 1조 8600억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실적은 다소 부진하겠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될 AI 기반의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목표 주가를 대거 하향했던 증권가에서도 이례적으로 상향 보고서가 다시 나왔다. KB증권은 “상황이 변했다”며 카카오 목표주가를 5만 5000원으로 올렸다.
향후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며 매수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카카오의 주가가 이렇게 오를 이유가 없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외국계 증권사 JP모건은 “카카오 주가 급등을 정당화 하기 어렵다”는 보고서를 냈다.
카카오 사옥
카카오 열풍이 불던 지난 2021년. 너도나도 10배, 20만원까지 간다고 외쳤다. 실제 17만원대까지 순식간에 올랐다. 하지만 3만원대까지 폭락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결국 크게 손해 보고 팔았다”는 사람도 많다. 200만명에 달하던 소액주주가 178만명으로 20만명 이상 줄었다.
카카오의 위기는 성장 둔화와 김범수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정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사법 리스크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역대급 폭락으로 주주들의 뭇매를 맞은 카카오도 주가 부활에 사활을 걸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업 가치 극대화, 주주 환원 정책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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