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여름 휴가철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 등 열대·아열대 지방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모기가 전파하는 감염병 중 마땅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대증요법을 써야 하는 ‘뎅기열’에 대해 알아보겠ㅅ브니다. 뎅기열로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특정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사용했다가는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달루용=AP/뉴시스] 19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 서부 만달루용의 한 마을에서 이곳 주민이 플라스틱 컵에 잡은 모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뎅기열 확산을 막기 위해 누구든 모기를 잡아 오는 사람에게 모기나 유충의 생사에 상관없이 5마리당 1페소(한화 약 25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마을 이장은 학생 2명이 뎅기열로 사망하자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2025.02.19.
14일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뎅기열 감염자 수는 196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연간 감염자 수 3명(2021년)까지 줄어들었던 감염자 수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다시 200명 안팎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6월 둘째주까지 누적된 올해 감염자 수만 38명에 이르는데요. 보통 7·8월 감염자 수가 가장 많으므로 본격적으로 주의해야 할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5000만명이 뎅기열에 감염되고 약 2만2000명이 사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뎅기열이란 열대숲모기에 물려 걸리는 바이러스성 질환인데요. 열대 지방 및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뎅기 모기가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을 물었다가 다른 사람을 물면 바이러스를 옮기게 됩니다. 특히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태평양 지역 및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중증 뎅기열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연도별 국내 뎅기열 감염자수 (자료=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
뎅기열은 3일에서 최대 2주의 잠복기를 갖는데, 증상으로는 고열, 발진, 두통, 근육통, 관절통, 식욕 부진 등이 있습니다. 뎅기열 자체가 사망을 가져오는 경우는 드물지만, 생리 과다, 잇몸 출혈, 피부 출혈반 등 인체 여러 곳에서 출혈이 나타나는 ‘뎅기 출혈열’이나 출혈로 인해 혈압이 떨어지는 ‘뎅기 쇼크 신드롬’이 나타나면 사망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 같은 증상 때문에 뎅기열로 의심될 때 아스피린과 이부프로펜 계열 해열제 사용은 금지돼 있습니다. 아스피린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가 출혈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감염이 의심될 때 발열 및 통증을 줄이려면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스피린은 항혈전 적응증도 갖고 있는데요. 그래서 부작용으로 혈액 내 혈소판 억제 작용을 해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앞서 뎅기열 환자에게 아스피린을 사용했을 때 라이증후군이 발생한 사례도 있습니다. 라이증후군은 뇌압 상승, 황달 없는 간 효소 수치 상승, 혈액 응고 시간 연장, 혈중 암모니아 상승 등의 증상을 보이며 갑자기 심한 구토와 혼수상태에 빠져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까지 이르는 질환입니다.
나은경 (eee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