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처스2' 기획한 김승훈 CP, 연출을 맡은 윤혜지 PD 인터뷰
출연자 조정식 논란 직후 제작진의 심경은
"인터뷰 불참 결정까지 긴 논의 거쳤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채널A 사옥에서는 '티처스2'를 기획한 김승훈 CP, 연출을 맡은 윤혜지 PD 인터뷰가 진행됐다. 채널A 제공
'티처스2' 제작진이 예상하지 못한 출연자 조정식의 논란에도 프로그램을 잘 마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재까지 수사 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채널A 사옥에서는 '티처스2'를 기획한 김승훈 CP, 연출을 맡은 윤혜지 PD 인터뷰가 진행됐다. '티처스' 시리즈는 성적이 고민인 학생과 가족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들이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전현무 한혜진 장영란이 MC를 맡았으며 정승제 조정식 윤혜정, 그리고 '입시전략멘토' 미미미누가 출연했다.
당초 이날 제작진을 비롯해 출연진인 정승제 조정식 윤혜정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조정식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제작진 2인만 참석하게 됐다. 현재 조정식은 교사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문제를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정식은 문항거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큰 파문이 일었다.
다만 조정식 법률대리인은 공식입장을 통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포함돼 있다"라면서 "조정식 강사는 사건의 해당 교사에게 5,800만 원을 직접 지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사기관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조정식 측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에 유감을 표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후폭풍은 예정됐던 인터뷰 일정에도 여파를 미쳤다. 이날 김승훈 CP는 "미리 밝힌 바와 같이 라운드 인터뷰를 계획된 이유는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다. 출연자에 대한 개인적인 소명을 하는 자리로 변질하게 될까봐 부득이하게 변경했다.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라고 입을 뗐다.
제작진은 긴 논의 끝에 선생들의 불참을 결정하게 됐다면서 "이는 제작진의 결정이며 앞서 선생님들에게 통보를 드렸다. 결과적으로 오실 거면 다 오시면 오고 안 오면 안 오는 게 다 낫다고 생각했다"라고 짚었다.
'티처스2'에 출연 중인 조정식은 현재 교사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문제를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정식은 문항거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큰 파문이 일었다. 채널A 제공
조정식이 제작진에겐 어떤 입장을 밝혔냐는 질문에 김 CP는 "선생님이 현재 수사 중인 상황이다.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 수사기관의 결정이 바로 나오진 않을 것 같다. 프로그램 특성이 성적을 올리는 공부 기간이 있기에 시즌제로 운영되며 현 시즌의 녹화는 종료됐다"라면서 "현재 반응을 잘 지켜보고 있다. 회차를 변경할 순 없다. 방송은 기존대로 (편집 없이) 나갈 예정이다. 다음 시즌 여부 역시 여론을 보고 잘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고자 회의 중이다"라고 답했다.
윤 PD는 "소식을 들은 후 매우 유감스러웠다. 프로그램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런 일이 나왔다. 큰 상황이 저희가 어떻게 할 순 없다. 저희는 저희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최선을 다해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윤 PD가 짚은 이번 시즌의 차별점은 국어 과목 추가와 이에 따른 윤혜정 선생의 영입이다. 윤 PD는 "국영수의 완전체를 보이는 게 이번 시즌의 목표이자 차별점이다.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어다. 오히려 재수를 결정하는 것은 국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저희가 그래서 윤혜정 선생님을 어렵게 모셨다. 윤 선생님은 국어판에서 입지적인 인물이다. 이 프로그램이 처음 론칭되기 전 계속 연락을 드렸는데 이제야 모시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 CP는 "또 이번 시즌에는 미미미누가 함께 하는 중이다. 전략으로도 목표하는 학교가 달라진다. 우리 프로그램은 정보 취합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바뀌는 제도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서 시청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다"라면서 프로그램의 연출적 의도를 강조했다.
아직 방영 초반이기에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제작진의 자신감은 넘쳤다. 윤 PD는 "시즌2 첫 회 기준 시청률이 잘 나왔다고 본다. 지난 시즌을 봤을 때 점점 우상향하는 편이다. 이번 시즌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티처스2'는 타깃 시청층인 40대·50대 여성 외에도 10대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시청층을 섭렵하고 있다. 윤 PD는 "대한민국의 대부분은 수험 생활을 모두가 겪는다. 잊고 있다가 그때를 추억하는 분들도 있고 변화를 신기해 하는 분들도 있다. 동기 부여를 얻는 분들도 있다"라면서 폭 넓은 시청층의 비결을 전했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채널A 사옥에서는 '티처스2'를 기획한 김승훈 CP, 연출을 맡은 윤혜지 PD 인터뷰가 진행됐다. 채널A 제공
출연 중인 선생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들을 수 있었다. 윤 PD는 "정승제 선생님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도화살이 있다. 어떻게 이렇게 오래 대중과 제작진을 홀리는가. 함께 일하면서 깨달았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감정에도 솔직하고 모든 것에 꾸밈이 없다. 조정석 선생님은 까칠하지만 속정이 깊다. 안 그런 척 하지만 30회 내 지난 학생들을 따로 연락해서 수업을 챙겨준다거나 교재를 챙겨준다. 뒤에서 제작진만 알고 있다"라면서 "윤혜정 선생님은 굉장히 소녀시대 유리를 닮으셨는데 가장 장군 같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바쁜 일정에도 세 명의 선생들은 개인 시간을 빼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또 출연한 학생들을 챙기는 중이란다.
'티처스2'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는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 덕분이다. 예민한 10대 학생들을 배려해 의도적으로 출연자의 실명을 명시하지 않으며 유튜브 등 SNS 상 콘텐츠에서도 댓글창을 막아놓았다. 혹여나 달릴 악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자칫 학생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생기지 않도록 편집 단계에서부터 각별히 조심한다.
윤 PD는 "10대 시기는 자아가 형성되고 인생에 큰 영향을 준다. 가장 불안전한 시기에 성공을 하고 인생이 바뀌는 친구가 있다. 그걸 보며 보람을 느낀다. 출연자 중 프로 바둑 기사를 꿈꾸다가 공부를 시작한 친구가 있었다. 공부를 하는 방법을 전혀 몰랐는데 방송을 통해 1년 만에 전교 5등을 했다. 서울대를 가겠다고 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윤 PD는 "아이들을 보면서 슬펐던 점은 아이들이 꿈이 없다는 것이다. MZ세대라고 하면 자아가 강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제가 본 10대들은 생각보다 기운이 없다. 도움을 청하러 온 친구들이어서 그럴까. 요즘 어린 친구들이 자아가 강하고 제멋대로 한다지만 제가 본 10대들은 수동적이고 꿈이 없다. 저는 좀 서글펐다"라고 돌아봤다. 김 CP 역시 "사춘기에는 입을 닫는다는 편견이 있지만 말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말을 잘 한다. 가족이 모여 밥 먹을 시간이 없고 스마트폰이 있어서 대화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이는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공감했다.
채널A의 또 다른 대표 예능 '금쪽같은 내새끼'에 대한 언급도 흘러나왔다. 김 CP는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가족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금쪽같은 내새끼'는 아이들의 어려움이 양육자의 어려움이기에 가족이 변화해야 한다. '티처스'는 학생이 시험을 보기 대문에 학생에게 주도권이 있다"라고 차이점을 전했다.
인터뷰 말미 윤 PD는 "저희 제작진은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기회가 되고 상황이 주어진다면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너무 먼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사치다. 이번주 당장의 방송, 잘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잡음 속에서도 프로그램을 잘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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