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선포이자 국제 질서에 대한 공격"
이스라엘 "핵폭탄 쏘기까지 기다려야 했느냐"
2025년 2월 12일 촬영된 이란 수도 테헤란 남쪽에 위치한 나탄즈 핵시설 위성 이미지. 이스라엘은 2025년 6월 13일 이란 공습을 단행했고 중부 나탄즈에 있는 주요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이란 국영텔레비전은 보도했다. ⓒ AFP=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권영미 기자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장이 이란의 최대 규모 핵시설인 나탄즈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내부에서 방사능 및 화학 오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란이 최대 60%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던 지상 시설(나탄즈 의미)이 파괴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나탄즈 지하 농축 시설이 공격받은 징후는 없지만, 전력 공급망 공격으로 원심분리기의 손상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탄즈 내부 시설에 방사능 및 화학 오염이 발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방사능 오염은 적절한 조치로 관리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란이 나탄즈 말고 이스파한 핵시설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나탄즈 핵 시설은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250㎞ 떨어진 곳에 있는 이란 최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다.
앞서 그로시 총장은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이란 나탄즈 핵시설 외부의 방사능 수치가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로시 총장은 "현재 이란 당국은 포르도 핵연료 농축 시설과 이스파한의 핵연료판 제조 시설, 핵연료 제조 시설, 우라늄 변환 시설 등 다른 두 시설에 대한 공격을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시설은 어떠한 상황이나 맥락에서도 결코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며 "더 이상의 격화를 피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에게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정무 담당 사무차장인 로즈마리 디카를로도 양측 모두에 "이 중대한 순간에 최대한의 자제력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가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했다. 25.06.1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이날 안보리 회의에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공모했다고 비난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이스라엘이 외교를 죽이고 협상을 방해하며 이 지역을 더 넓은 분쟁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며 "미국을 필두로 이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공모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범죄를 돕고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 결과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번 공격은 전쟁 선포이자 국제 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주유엔 미국 대표부를 대표해 참석한 맥코이 피트 국무부 국제기구담당국 선임 국장은 미국이 이 공격에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면서도, 공격은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적 성격이라고 옹호했다.
피트 국장은 "이란이 보복 공격으로 미군 기지나 미국 시민을 공격할 경우 엄청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이란 지도부는 지금 협상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공격이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세계는 우리가 얼마나 기다리기를 바랐나. 그들이 폭탄을 조립할 때까지? (핵폭탄을) 미사일에 장착할 때까지? (핵폭탄이) 텔아비브나 예루살렘으로 향할 때까지?"라며 "우리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고,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집단 학살 정권이 우리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