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박근태가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제21회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에서 지휘 부문 3위와 펜데레츠키 특별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6월 6일부터 13일까지 열린 이 대회에서 박근태는 전 세계 25개국, 286명의 지원자 가운데 최종 결선 6인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지휘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였다.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는 세계적인 작곡가 아람 하차투리안의 음악 유산을 기리기 위해 매년 열리는 권위 있는 국제 음악 경연으로,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소속돼 있다. 박근태는 이 대회에서 아르메니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결선 무대를 꾸몄고, 하차투리안 교향곡 2번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지휘하며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심사위원단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의 오페라 <실낙원> 중 ‘아다지에토’를 해석한 박근태의 음악적 감각과 지휘 역량에 각별히 주목했다. 이 작품은 이번 대회의 주요 지정곡 중 하나였으며, 박근태는 여운과 섬세함을 동시에 전달해 ‘펜데레츠키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박근태는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와 베를린 국립예술대학을 졸업했고, 이곳에서 오페라 코치 강사로도 활동했다. 2022년 프랑스 드 보줴 오페라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오케스트라상, 관객상까지 석권한 그는 현재 베를린 노이에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이자 부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루마니아 바나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도 수석부지휘자로 역량을 펼치고 있다.
지휘자 박근태는 이번 수상을 통해 테크닉을 넘어 해석과 감성, 통찰력까지 갖춘 차세대 지휘자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음악 여정이 향후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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