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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보기엔 깨끗한데, 휴지 꼭 깔아야 해?”
A씨는 식당에 갈 때마다 수저 밑에 꼭 휴지를 깔아놓는다. 테이블을 닦은 행주가 오히려 불안해서다. A씨는 “식당에서 행주를 매번 빨아 쓰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다른 테이블에서 닦은 행주로 닦았다고 생각하면 휴지를 안 쓸 수 없다”고 토로했다.
A씨가 특히 유별난 건 아니다. 의외로 주변에 보면 A씨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들이 많다. 아주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연간 식중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바로 음식점. 그리고 관리되지 않는 행주는 오히려 각종 세균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여름철엔 특히 식당의 행주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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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식중독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설은 음식점(2023년 기준)이다. 그다음이 학교 외 집단급식소, 그리고 학교 순이었다.
고객이 식당을 평가할 때도 위생은 중요한 평가 요소다. 유한킴벌리가 지난 5월 실시한 외식업체 위생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2%는 “음식점을 선택할 때 위생을 중요하게 고려한다”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62%는 “올해 음식점에서 위생과 관련해 불편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그 중 44%가 “해당 업소 재방문을 꺼리게 된다”고 답했다.
식당 위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이는 건 무엇일까? 최근 1개월간 외식을 경험한 이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테이블 청결 상태’가 90%(1~3순위 평가)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주방, 조리 공간 청결 상태’(71%), ‘식당 바닥 청결 상태’(54%), ‘직원들의 복장’(50%) 등의 순이었다.
특히, 테이블 등에서 사용하는 행주의 경우, 일회용 행주를 사용하는 게 위생적이라고 답한 이들이 67%, 다회용 행주가 위생적이란 답변이 21%를 차지했다. 그만큼 행주를 청결하게 관리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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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가 위생에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미생물학회 연례 학술대회 연구에 따르면, 한 달간 사용한 행주 100개 중 49개에서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등 식중독을 유발하는 유해 세균이 검출됐다.
특히, 식당에서 사용하는 행주는 통상 젖은 채로 사용한다. 이처럼 젖은 상태로 장시간 사용할 경우 세균 번식의 주원인이 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실험에서 젖어있는 행주는 6시간이 지나면서 식중독균이 증식을 시작, 12시간 후에는 그 균이 100만배까지 급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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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식중독 발생의 25%가량이 행주 등 주방 내 오염된 조리 용구로 옮겨진 2차 감염으로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행주를 살균하는 방법은 우선 하루에 한 번 100도 이상에서 10분간 삶는 것.
사용한 행주는 젖은 채 두지 않고 반드시 건조한다. 조리용이나 청소용 등 용도에 따라 행주를 분리하고, 매일 관리하는 게 힘들다면 불가피한 경우 일회용 행주타올을 사용하는 게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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