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3사, 상반기 정기평가서 SKT ‘AAA’ 평가
지난 4월 발생한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통신업 전반 안정성과 높은 채무상환 능력 인정돼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SK텔레콤이 최근 발생한 해킹 사고에도 불구하고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했다. 실적 저하와 정부 제재 등 중·단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잠재 리스크로 지목됐다.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사진=SKT)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SK텔레콤의 신용등급을 ‘AAA’,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지난 4월 발생한 유심(USIM) 정보 유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통신업 전반의 안정성과 높은 채무상환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해킹 사고가 SK텔레콤의 중장기 사업 및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규모 유심 교체와 가입자 이탈, 향후 정부 제재 가능성 등을 핵심 모니터링 요소로 지목했다.
박원우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4월 19일 발생한 해킹 사고로 총 2696만건에 달하는 유심 식별정보(IMSI 기준)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실상 전체 무선 가입자와 일부 IoT 회선 정보가 유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유심 교체를 지원하기 위해 5월 1일부터 SK텔레콤의 신규 가입자 모집을 일부 채널을 제외하고 제한했다.
SK텔레콤은 4월 25일부터 무선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진행 중이다. 6월 말까지 약 1000만 건의 유심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비용은 약 700억~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대리점 보상, eSIM 전환 장려금 등 부대 비용까지 고려하면 실제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도 변수다. 2023년 개정된 법에 따라, 정보 유출과 관련된 매출을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SK텔레콤의 2024년 별도 매출(약 12조800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대 3832억원에 달한다.
또한 해킹 사고로 인한 평판 훼손과 가입자 기반 약화 가능성도 지적됐다. 실제로 사고 이후 5월 말까지 약 40만 명의 가입자가 타 통신사 또는 알뜰폰(MVNO)으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사의 무선 가입자 점유율도 3월 말 기준 40.4%에서 40% 미만으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 연구원은 “당장 수익 기반 감소폭은 제한적이지만 가입자 회복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오는 7월 22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를 전후해 통신 3사 간의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정부의 최종 조사 결과와 제재 수위, 가입자 회복 속도, 마케팅 비용 부담 등을 주요 관전 포인트로 제시했다.
김연서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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