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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6.13.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9일 만에 주요 재계 총수 등 기업인들과 만나 업계 현안을 청취했다.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통상 현안을 점검하는 한편 글로벌 복합 경제 위기를 민관 합동으로 극복하자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2시간 20분 간 도시락 오찬을 겸해 '6경제 단체와 경제인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총수 간담회는 다른 더불어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에 비해 빠르게 잡힌 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선 후 약 2개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후 약 3개월 만에 재계와 간담회를 가졌다. 반면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 후 8일 만에 주요 경제인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당선 확정 11일 만에 경제 6단체장을 만났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서둘러 재계와 마주한 것은 그만큼 경제 위기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글로벌 통상 문제 등 업계 현안을 청취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이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글로벌 통상질서의 대전환기를 겪고 있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 우리 산업 경쟁력과 수출 기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 정부는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아래 실용적이고 유연한 통상 정책을 통해 위기 극복에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최대 통상 현안인 미국 관세 조치에 대해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시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조속히 도출하기로 한 만큼 실무 협의를 한층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회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5.06.13. myjs@newsis.com /사진=최진석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중도보수'를 외치며 분배 뿐 아니라 성장 전략도 강조했던 만큼 이날 재계인들을 만남으로써 친기업 의지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기 위한 움직임이란 해석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야 치안 문제나 안보 문제는 당연히 정부가 기본적으로 해야 될 일"이라며 "그 외 제일 중요한 것이 결국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얘기하는 것인데 그 핵심이 바로 경제고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규제 합리화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기업에 뭘 해줄 수 있을까에 관심이 많으실텐데 규제 합리화 문제에 저희도 주력하려고 한다"며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필요한 규제들이라면 공정한 시장 조성을 위한 규제, 이런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 않겠나"라며 "생명 안전을 지키는 규제 같은 것들은 강화해야 될텐데 의견을 많이 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재계에 정부 구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구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정부를 구성하는 중인데 가능하면 산업·경제의 영역은 현장 여러분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 노력 중"이라며 "인사 추천도 꽤 여러분한테 부탁드렸고 가능하면 그 의견을 존중하려 한다"고 했다. 민관 협동 없이는 최근 우리나라가 마주한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절박함을 드러낸 것이란 평가다.
실제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오늘 자리가 민관이 긴밀히 공조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를 모으는 뜻깊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올해 11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각국 주요 기업이 활발히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 저희는 1700개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민관이 원보이스로 협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금은 불안하게도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복합 위기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면서 지금 이자리까지 성장해왔고 이번 경제 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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