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특유의 불편함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진 대중들의 평가에 달렸다
카카오게임즈 '크로노 오디세이'는 지난 2020년 처음 공개됐을 당시 신선한 전투 스타일과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첫 트레일러의 누적 조회수가 240만 회를 넘긴 것만 봐도 화제성이 상당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국내에서는 MMMORPG라고 소개됐지만, 실질적인 플레이 감상은 액션 RPG에 가깝다. 심리스 필드에 다양한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한다는 구조에서는 MMO 감성이 스며들어 있다. 그러나 콘텐츠적으로는 특유의 그 맛이 느껴지진 않았다. 필드 전투를 제외하면 콘텐츠도 대부분 혼자서 성공 가능하다.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는 모르겠지만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서는 그랬다.
사전 플레이 테스트는 테스트 빌드답게 개선해야 할 요소가 여럿 보였다. 그래도 최적화와 편의성을 제외하면 크로노 오디세이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지만 불편한 게임이다.
이 '불편함'이 크로노 오디세이의 아이덴티티로 설계된 요소인지, 아니면 단순히 개발 완료가 되지 않았기에 발생한 해프닝인지는 알 수 없다. 이 불편함이 게임성으로 인정받을지, 혹은 골칫덩이로 취급받을진 대중들의 몫이다.
■ 소울라이크 떠오르는 전투, 스왑 시스템은 긍정적
-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소울라이크와 거의 차이가 없다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과 거의 차이가 없다. 잘 피하고 잘 때리기만 한다면 레벨 차이가 나는 적들도 해치울 수 있다. 보스들은 직관적인 패턴에 확실히 알 수 있는 전조를 보여주기에 회피가 어렵지는 않다.
보스전은 호평이지만 일반 몬스터 전투는 상당히 피로감이 들었다. 아무리 체력이 적은 몬스터라도 3~4번은 공격해야 제거된다. 다수를 상대하는 경우도 많으며 대미지가 높은 공격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퀘스트를 제외하면 일반 몬스터를 잡을 메리트는 거의 없는 셈이다.
소울라이크 감성의 회피 위주로 전투가 흘러가다 보니 지루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는 기우였다. '크로노텍터'와 '무기 변경' 시스템 덕분이다. 크로노텍터는 소환, 역행, 격리 등 다양한 전투 보조 수단을 제공한다.
- 소환 덕분에 전투 난도가 크게 낮아진다
CBT에서는 '소환'을 사용해 볼 수 있었는데 긴 쿨타임에 걸맞게 소환 지속 시간 동안은 편안한 전투가 가능했다. 향후 다양한 기능이 해금되면 더욱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무기 변경 또한 좋은 메리트를 제공했다. 각 클래스별로 3가지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단순히 무기 하나만 사용할 수도 있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무기를 변경할 때 높은 버프 수치를 제공하는 패시브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활은 무기를 변경할 때 10초간 공격력이 민첩 수치 30%만큼 증가한다. 레인저 클래스가 사용하는 레이피어도 무기를 변경했을 때 15초간 치명타 확률과 치명타 피해량이 50% 증가하는 파격적인 수치를 자랑하는 패시브가 있다.
자연스럽게 무기 하나보다는 원하는 무기 2개를 변경하면서 싸우는 편이 훨씬 높은 딜량을 기대할 수 있다. 무기 스왑을 억지로 시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할 이유를 제공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초반부 전투는 상당히 루즈하다. 스킬 개수도 적으며 스태미나가 금방 소진되어 공격을 하다가 템포가 자꾸 끊긴다. 회피와 공격에 소모되는 스태미나가 다른 점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 무기 2개를 스왑해 싸우는 게 크로노 오디세이 전법의 핵심이다
■ 최적화만 빼면 만족스러운 풍부한 필드 콘텐츠
- 필드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한다
크로노 오디세이의 드넓은 심리스 월드 속에는 메인 퀘스트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말 다양한 필드 콘텐츠가 존재한다. 큰 줄기는 메인 퀘스트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하다 보면 삼천포에 빠지게 된다.
추후 엔드 콘텐츠가 모든 메인 퀘스트를 완료해야만 즐길 수 있다면 당연히 중요도가 바뀌겠지만, CBT 기준으로는 유저마다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즐기는 높은 자유도를 보여준다. 비선형적인 콘텐츠 구조가 크로노 오디세이의 큰 장점 중 하나다.
필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파이널판타지14'의 돌발 임무처럼 특정 지역에서 팝업되는 토벌 임무가 존재한다. 당장 첫 지역인 '갈림목 제단'과 '새벽비탈 마을' 지역 안에도 대여섯 개 토벌 임무가 존재한다.
토벌 임무 외에도 다양한 서브 퀘스트도 존재한다. 메인 스토리를 보충해주거나 세계관 이야기를 다양하게 조명하는 게 많다. 더욱이 초반 상점에서 팔지 않는 야무진 장비나 재료를 얻을 수 있다.
- 필드 보스는 꽤 좋은 보상을 드롭한다
필드 보스도 존재한다. 갈림목 제단 주변에 '제가르'라는 대형 몬스터가 서식한다. 이후 '타임 포탈'이란 콘텐츠를 하는 데 필요한 입장 재화인 '열쇠'와 장비 및 보석 등의 아이템을 보상으로 제공한다.
또한, 여타 오픈월드 게임처럼 숨겨져 있는 보물상자를 여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각종 제작 재료도 필드에서 채집을 통해 얻기 때문에 실질적인 플레이 타임은 대부분 필드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드 콘텐츠가 워낙 다양해 이것저것 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최적화 문제가 크다. 그래픽 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80 슈퍼 기준 필드에서 50~60 프레임을 오간다. 몬스터가 많아지면 40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필드에서 보내야 하는데 최적화가 좋지 못해 좋은 콘텐츠에 비해 게임에 몰입하기 어려웠다.
- 필드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최적화가 영 별로다
■ 재미는 확실하지만 불편한 게임
- 초반에는 발에 땀나도록 뛰어다녀야 한다
크로노 오디세이의 콘텐츠는 분명 재밌다. 하지만 시스템적으로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불편함이 게임의 콘셉트라면 콘셉트다. 이러한 불편함을 견디면서까지 즐길 만한 게임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필드 탐사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게임인데, 탐사 편의성이 많이 부족하다. 우선 탈것이나 빠른 이동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초반 탈것의 가격이 10만 골드나 되니까 시간을 꽤 쏟아야만 얻을 수 있다. 그전까지는 뚜벅이 신세를 면치 못한다.
PvP 콘텐츠를 위한 조치일 수 있는데 여관 귀환 쿨타임으로 10분 제한을 걸어놓은 것도 상당히 불편하다. 숏컷 이동이 다른 게임처럼 클릭 한 번에 되는 구조도 아니다. 초반 퀘스트를 위해 마을과 필드를 돌아다녀야 할 일이 많은 데 동선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맵에서 목표로 설정한 장소에 도달하면 맵에서 다시 추적 중지 눌러 표시를 지워야 하는 대목도 섬세함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자동으로 추적 중지가 되면 편할텐데 말이다. 토벌 임무 완료 후 보상 수령 상자는 둘러볼 필요없게 강조 표시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아울러 전투할 때 락온 기능을 사용하면 근처 사물들이 카메라를 가려 시야를 방해할 때가 많다. 특히 활 같은 원거리 무기를 쓸 때 두드러진다. 카메라 처리를 좀 자연스럽게 고쳐주면 매끄러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 카메라 시선 가리는 게 정말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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