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요소 개선하면 소울라이크와 슬래서 융합 성공할 듯
"캐릭터로 어그로가 많이 끌려서 그렇지 전투도 괜찮았다. 듀얼 센스 적응형 트리거, 햅틱 피드백만 도입되면 만족도가 200% 상승할 것이다"
넥슨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의 전투를 경험하면 이 게임이 왜 마비노기 영웅전2가 아닐까 의문이 들 정도로 비슷하다. 마비노기 영웅전 전투에 소울라이크 후추를 약간 가미한 구조다.
군데군데 개선해야 할 요소도 보였지만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의 묵직한 전투 감성과 마비노기 영웅전의 속도감 넘치는 슬래셔 스타일 모두 좋아하는 입장에선 적절한 융합이 만족스러웠다.
40시간 동안 반복해서 보스를 즐겨본 결과 알파 테스트 단계임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라면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물론 기자가 아티펙트와 20강 등 점점 늘어나는 스펙 상승 요소에 마비노기 영웅전을 떠났기에 이것만으로 만족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당연히 우려했던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이 아니다.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는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과 유사했지만 알파 테스트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시스템적으로 비슷한 게임을 떠올리자면 '몬스터 헌터'다.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과 가장 큰 차이점라면 스태미나가 없다. 스태미나가 있으면 달릴 때나 전투 중에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 숨 막히고 현실적인 몬스터와의 공방전이 매력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몰아치는 액션을 좋아해서 마음에 들었다.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는 콤보와 스킬 연계만을 중점으로 뒀다면 알파 테스트에서는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됐다. 대표적으로 '저스트 액션'과 '피니시 액션'이다.
저스트 액션은 적이 특수 패턴을 사용할 때 타이밍 맞춰 버튼을 누르면 반격하고 추가 피해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적의 패턴에서 파란색 빛이 전조다. 카록의 힘겨루기가 저스트 액션에 포함된다. 피니시 액션은 그로기 게이지를 모두 채웠을 때 큰 피해를 주는 시스템이다. 두 가지 시스템이 추가되니까 속도감과 성취감이 살아났다.
- 장점이 많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던 신규 시스템
"사운드, 이펙트, 흔들림 조정하고 진동 추가됐을 때의 타격감을 기대해 본다"
아쉬운 점도 있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 대검을 떠올려보자. 쿨타임이 걸리지 않는다면 어떤 패턴이든 상쇄 베어올리기와 힘겨루기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빈디페는 정해진 패턴에만 가능하니까 전투의 자유도가 다소 떨어졌다. 피오나의 경우 마지막 타격 시 어색하게 무릎을 굽히는데 이러한 모션들도 개선되어야 할 포인트다.
손맛도 밋밋하다. 타격감을 결정 짓는 이펙트, 사운드, 흔들림 표현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패드 진동도 미흡하다. '퍼스트 버서커: 카잔'에서 보여줬던 넥슨의 게임패드 기술력이 가미된다면 그때의 손맛은 전혀 다를지 않을까?
물론 캐릭터마다 차이가 크다. 델리아를 즐기다가 피오나로 교체하니까 가드 카운터로 근사한 손맛이 느껴졌다. 대검 가드와 대검을 휘둘렀을 때 보다 묵직한 느낌을 가미한다면 한층 나아질 것이다.
- 제대로 된 진동 기능이 구현되면 훨씬 더 근사한 전투가 될 것이다
"다음 보스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패턴"
잔몹 구간은 지루했지만 보스들의 패턴은 만족스러웠다. 모션과 전조가 뚜렷하고 직관적이라 큰 스트레스 없이 파훼할 수 있다. 다만 캐릭터의 선, 후 딜레이 대비 몬스터의 패턴이 훨씬 빠르니까 공격보다는 수비적인 플레이가 강제된다.
공격과 방어 전환의 딜레이를 짧게 개선한 카잔처럼 빈디페도 딜레이로 발생하는 불쾌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마비노기 영웅전처럼 공격속도를 중요한 옵션으로 두고 이를 상승시킬 수 있는 성장 요소를 추가하는 방안도 괜찮다.
알파 테스트에서 가장 어려운 콘텐츠는 하얀 폭군이었다. 블러드로드의 레벨이 더 높지만 패턴이 단조로워서 금방 성공했다. 하얀 폭군은 범위도 넓고 예상치 못한 엇박자 패턴이 많아서 꽤나 고전했지만 트라이 시간 내내 즐거웠다.
가드 불능, 회피 불능 기술이 많은 구조는 호불호 영역이다. 해당 기술들이 많으니까 긴장감이 높아지고 조작에서도 다양해져 마음에 들었다. 물론 점프 대응 방식은 손을 봐야 한다. 하얀폭군 장판 기믹에서 첫 타를 회피한 후 거리를 벌리며 점프를 뛰지 않으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익숙해진 이후에는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지만 처음에는 당황했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라이노토스, 뷔제클로스, 카단 등을 고려하면 빈디페의 엔드 콘텐츠 난이도는 지금과 차원이 다를 것이다. 그래도 빈디페에서 엘쿨루스를 마주하면 얼마나 가슴이 벅차오를까 기대가 된다.
- 앞으로의 빈디페를 기대하게 만든 하얀 폭군
"몬스터와의 합 조정, 스킬 개성 및 쿨타임 관련 메리트가 필요하다"
공격 수단은 약공격, 강공격 콤보와 액티브 스킬 4개 그리고 특수 스킬 1개다. 최신 게임들과 달리 스킬이 여러 개 중에 선택하는 것이 아닌 정해져 있다. 이는 마비노기 영웅전의 구조와 비슷하다.
마비노기 영웅전에서 약공격을 허공에 사용하고 마지막 공격만 맞추는 플레이를 자주 사용했는데 빈디페에서도 비슷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이는 마비노기 영웅전 IP 게임다운 다른 액션 게임과의 차별점이다.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몬스터의 패턴 주기, 공격속도가 빠르고 추적 판정까지 있으니까 약공격 4회 후 스매시 공격 성공 타이밍을 찾기가 정말 드물다. 결국 약공격 2~3회 스매시로 타협해야 한다. 명확하지 않은 몬스터와의 턴 구분을 조정해야 슬래셔 게임 특유의 재미가 살아날 것이다.
스킬 쿨타임은 긴 편이다. 이를 어빌리티로 단축시킬 수 있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체감할 수 없었다. 스킬들의 개성도 경직 스킬 외엔 공격 1번 추가하는 수준이다. 만약 저스트 가드, 저스트 회피 성공 시 스킬 쿨타임이 줄어드는 방식이었으면 전투의 흐름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이다.
특수 스킬의 경우 델리아는 관통 대시 공격인 '위스퍼링로즈'를, 피오나는 가드 성공 후 즉시 카운터가 가능하다. 델리아는 공격을 하면서 적의 패턴을 자연스럽게 회피할 수 있으며 피오나는 대부분의 공격을 쉽게 막아낼 수 있으니까 전반적으로 유용했다. 스킬 쿨타임과 선, 후 딜레이만 교정된다면 공격 요소에서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 공격 요소들은 전반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전체적인 구조 개선과 조정이 필요한 방어 수단"
문제는 방어 수단이다. 반면 델리아의 방어 수단은 몬스터와 콩트하는 느낌이었다. 대검 가드를 사용했을 때 간헐적으로 반응이 어색하다. 불편한 정도는 아니지만 디테일한 타이밍 개선이 필요하다.
회피 액션인 프린세스 스탭은 정말 심각하다. 몬스터의 패턴에 맞춰 프린세스 스탭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프린세스 스탭을 사용하고 있으면 몬스터의 패턴이 자동으로 빗나가게 되는 기이한 상호작용이 이뤄진다.
이득이 너무 크니까 파티에서 델리아들이 피겨 선수의 트리플 악셀처럼 하루 종일 돌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본으로 구르기를 주고 저스트를 성공했을 때 프린세스 스탭이 발동되는 구조가 성취감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이러한 이득이 단점만 있진 않다. 방어 수단의 이득으로 피오나는 더 재밌어졌다. 몬스터의 일부 패턴을 제외하면 전부 막아낼 수 있으니까 캐릭터의 특징이 살아나는 동시에 쉬지 않고 HP를 깎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에 따라 다음 버전에서는 캐릭터 특징에 맞춰 이득과 시스템이 개선되길 바란다.
-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개선된 피오나의 가드
"베타 테스트에서는 낫비, 벨라 나오면 좋겠다"
재차 강조하지만 빈디페의 전투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델리아가 너무 예쁘니까 캐릭터를 바라볼 때 즐거우니까 전투 재미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당연히 전투도 정식 버전을 내놓을 만한 퀄리티는 아니다.
개발진은 방향성을 잘 잡았다. 소울라이크 특징을 강조했으면 오히려 무색무취의 액션 게임으로 전락했을 것이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스매셔 전투를 가미하니까 개성을 살리면서 IP의 특징도 부각됐다.
방향성을 잘 잡았으니 디테일을 조정할 시기다. 알파 테스트에서는 단순 무기 강화, 레벨 상승 외 부가적인 스펙 상승 요소를 보여주지 않았다. 이때 엔드 콘텐츠 지향점이 마비노기 영웅전처럼 무지성으로 공격속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은 아니길 바란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전투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싱글 액션 게임에서 중요한 전투의 깊이를 초반부터 상실할 우려가 있다. 알파 테스트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듯이 다음 테스트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 체험기에서는 게임의 전반적인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편의성을 다뤄볼 계획이다. 전투는 호평했지만 이 부분은 냉정하게 실망스러웠다. 펠로우, 점프, 잔몹 구간, 키 배치, NPC 연출, 화톳불 시스템, 의상실 구조 등 전반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워너비 게임이 만족스러운 정식 버전으로 탄생될 수 있도록 신랄하게 피드백을 쏟아내 보겠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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