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의 글로벌 엠버서더를 맡고 있는 ‘지수’ [인스타그램 갈무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명품 이미지 믿고 샀는데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20대 디올 구매자)
글로벌 명품 브랜드에서 줄줄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명품 업체들이 국내에서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리고 있지만, 고객 지원 및 보호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디올과 티파니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개인정보위는 조사를 통해 정확한 유출대상과 규모를 파악하고 기술적·관리적 안전조치 이행 등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디올은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외부의 권한 없는 제3자가 디올 패션&액세서리 고객들의 일부 데이터에 접근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영향을 받은 데이터에는 성함,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구매 데이터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티파니 역시 지난달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국인 정보주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음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티파티에 따르면 유출된 개인정보에는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내부 고객번호, 판매 데이터 등이 포함됐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두 브랜드 모두 고객관리 서비스에 접속하는 지원계정 정보를 이용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두 업체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고객관리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개인정보위는 해당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두 업체는 사고 이후 유출 신고 등 후속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디올은 1월경 발생한 유출사고를 5월 7일 인지했다며 5월 10일 신고했다. 티파니는 4월경 발생한 유출사고를 5월 9월 인지했다며 5월 22일 신고했다.
개인정보위는 사고 이후 유출 신고와 개별 정보주체에 대한 통지까지 상당 시일이 소요된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에 걸린 까르띠에 외벽 광고. [연합]
한편, 또 다른 명품 브랜드인 까르띠에도 이달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까르띠에는 이름, 이메일 주소, 국가 등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까르띠에는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 “권한이 없는 제3자가 까르띠에 시스템에 일시적으로 무단 접근해 일부 고객 정보를 취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이어 “신속하게 대응해 시스템,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관련 당국에 이번 사안을 공유하고 업계 최고의 외부 사이버 보안 전문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빠르게 올리고 있지만, 고객 보호를 위한 투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까르띠에는 올해 2월과 5월 두 차례 가격을 6%씩 인상했고, 티파니앤코도 2월 일부 제품 가격을 5%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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