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기한 13일 오후 5시…기업들 막판 고심
공모 요건 변경 없어, 참여 판단 쉽지 않을 듯
정부 AI 청사진 반영해 새 입찰 기대하는 분위기
과기정통부, 재유찰 시 GPU 확보 사업 별개로 진행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 추진 중인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사업이 시작도 전에 난관에 빠졌다. 구축·운영을 맡을 민간 사업자가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으면서 재공모에 들어갔지만 또 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업성 부족 우려가 여전한 탓이다. 새정부 AI 정책 기조를 반영해 사업을 다시 설계하고, 새 입찰공고를 낼 필요성도 거론된다.
12일 IT업계에 따르면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 사업 재공고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요 기업들 중 아직 참여 결정을 내린 곳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재공모 마감 기한인 오는 13일 오후 5시까지 막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삼성SDS, LG CNS, SK텔레콤, KT 등이 주사업자로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5월30일 마감된 최초 공모 시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유찰됐다. 정부가 51% 지분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할 경우 민간 참여사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이 사업은 정부와 민간이 각각 51대 49 비율로 공동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비수도권에 1엑사플롭스(EF) 이상(GPU 3만장 이상)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번 재공고에 한 개 컨소시엄이라도 응찰하면 과기정통부는 해당 사업자를 대상으로 다음 단계인 기술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재공고에도 응찰하는 사업자가 없으면 사업은 재유찰된다.
업계에선 조심스럽게 재유찰 가능성을 예상하는 중이다. 재공고는 최초 공모와 동일한 요건으로 기간만 연장된 것이라 민간 사업자들의 우려가 여전한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PC가 사업을 종료할 때 공공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요건과 경쟁 클라우드 기업과 비교해서 더 저렴한 과금 체계를 제시하라는 요건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공모 요건에 변경이 없는데 갑자기 참여를 결정할 기업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다”고 관측했다.
새 정부의 AI 정책 기조를 반영해 사업이 재설계되길 바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구체적인 AI 정책 청사진이 나오고 그것을 반영해 사업이 재설계 되면 민간 사업자도 사업에 대한 보다 명확한 예측 가능성을 가지고 참여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업이 재유찰될 경우 연내 GPU 1만장 확보 사업과의 연계성을 두지 않고 두 사업을 별도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PC 우선협상사업자를 GPU 구매 사업자 선정 기업으로 우선 검토해, 올해 확보한 GPU를 2027년 개소할 국가 AI 컴퓨팅센터로 원활하게 이관한다는 계획이었다.
과기정통부 장기철 인터넷진흥과장은 “SPC 선정된 기업을 우선적으로 구매 사업에 고려하겠다고 했는데 SPC가 유찰되면 두 사업의 연계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연내 신속한 GPU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SPC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지 않게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GPU 구매 사업은 구매 사업 대로 목표에 맞는 기업을 선정해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