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AI 고급인력 해외이탈 막아라
11억 넘는 연봉 따라 해외로 떠나
국내 기업, 인재 확보 강드라이브
비자 절차 간소화·정착금 지원 등
해외 전문가 불러들일 방안 절실
#1. KT는 올해 2월 통신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전환(AX) 직무 분야 인력 채용을 전담하는 테크 리크루팅 센터를 신설했다. 6명의 테크 전문 채용 담당자 중 3명의 테크 소서(tech sourcer)가 우수인재를 직접 물색한다. KT 관계자는 "해외와 비교하면 현재 국내 AI 인재 풀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기존 2개월 반 이상 걸리는 채용 기간을 30일 이내로 줄여 인재 확보 효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2. LG그룹은 국내 최초로 교육부 정식 인가를 받아 일반 대학원처럼 공식 석·박사 학위를 인정받는 사내 대학원 'LG AI대학원'의 올 9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LG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사에도 문을 열어 LG의 AI 전략에 최적화된 인재를 발 빠르게 키우겠다는 속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대학과 협력해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를 만들어 인ㅌ력 수급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인력의 능력이 실제 현장에서 원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미스매치'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전문 채용팀을 꾸리거나 정식 교육과정을 꾸리는 등 인재 확보를 위한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인재유출 현상이 심각한 상황인 데다 국내 석박사급 고급 인력 풀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10억 넘는 초봉에 해외 무더기 이탈
국내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른바 'S급' AI 인력은 인력은 메타, 구글, 오픈AI 등으로 속속 이탈하고 있다. 실제 오픈AI, 앤스로픽의 박사급 연구원 초봉은 11억원이 넘는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도 미래 고급 인력 수급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능력을 인정받기만 하면 국내보다 몇 배나 더 연봉을 많이 주는데, 사실상 붙잡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12일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인공지능연구소(HAI)가 최근 발간한 'AI 인덱스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채용 플랫폼 링크드인에 등록된 1만명당 AI 인재 이동 지표에서 한국은 -0.36을 기록했다. 지표가 음수로 표기되면 인력이 순유출 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 이스라엘(-2.10), 인도(-1.55), 헝가리(-1.15), 터키(-0.49)에 이어 5번째로 인력 유출이 많았다.
■美·中·日, 해외인력 유치 파격 지원책
새 정부가 AI산업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파격적 지원 대책과 규제 완화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은 2023년부터 생성형 AI 실무그룹을 출범하고, 국가 AI 연구개발(R&D) 전략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고등 교육 및 연방 AI 인력 강화,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재 유치 추진 정책을 마련했다. 특히 AI 전문가에 대해선 비자 신청 절차를 개선해 유입이 수월한 환경을 만들었다.
중국은 AI 인재 양성을 위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전방위적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해 해외 인재에 대해 고액의 정착금 및 지방정부 매칭 펀드도 지원한다.
일본도 고급 인재 유치를 위해 포괄적 우대 방식으로 비자 제도를 개선했다. 지난 2023년 특별고도인재제도를 도입해 고급인재 유입에 대한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장 AI 인력 수급이 필요한 상황에서 대학·대학원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규모가 작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는 만큼 해외 인력 유치 등 현실적 대안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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