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진료 금지하고 모든 비급여 진료 관리…늘린 의대 정원 유지해야"
"공공병원·보건소 의사 태부족…지방의료원 의사 인건비 年 6억2천까지"
'새 정부가 추진해야할 보건의료 정책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전국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 등 주최로 열린 보건의료 정책 토론회에서 이수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6.12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시민사회단체들이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공공의대 설립 추진에 찬성하며 새 정부가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늘어난 의대 정원을 유지하고,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를 통제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공공의대 설립은 지난 정부 당시 의대 증원에 반발해 1년 넘도록 집단행동을 해온 의사집단이 또다시 반대하는 정책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환자단체연합회로 구성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작년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공공병원과 보건소의 의사 결원은 각각 42%, 44%에 육박했고 지방의료원 의사 인건비는 최대 연 6억2천만원까지 상승했다"며 "의대가 없는 지자체에 공공의대와 병원을 짓고, 공공의대 졸업 후 의사 자격을 취득하면 일정 기간 지역 공공 의료기관에 근무하도록 하자"고 했다.
공공병상 비율도 현재 10% 수준에서 20%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경실련, 비급여 실태 조사 발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병원 비급여 가격 실태 및 합리화 방안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6 xyz@yna.co.kr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비급여 진료를 관리하고 지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남 팀장은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재정 지출액은 51조원에서 103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며 "의료공급자에게 행위·재료별로 비용을 주는 '행위별수가제'를 시행해 과잉 진료가 일상화하고 재정 지출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급여와 급여 진료를 병행하는 '혼합진료'를 금지하고 정부가 모든 비급여 진료를 신고받아 관리하는 한편 가격 상한을 제시하자"는 방안과 "행위별 수가제를 진료 과목·지역·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지불제도로 개편하고 의료비 총액을 정해 지출을 배분하도록 하자"는 안을 내놨다.
경실련은 이런 주장을 토대로 여당이 내걸었던 대선 공약을 평가하며 "전 정부와 달리 공공의료 인력과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했는데, 원칙적 방향을 제시한 데 그쳤기에 임기 내 달성 가능한 구체적 기준과 목표가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와 한국노총 또한 공공의대 설치와 공공병원 인력 확충, 혼합진료 금지·비급여 관리를 요구했다.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 사태의 핵심 요인이었던 의대 정원과 관련해서는 늘린 정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실련은 "의약분업 이후 의대 정원 감축과 고령화 등으로 보건의료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므로 의대 입학 정원을 5천명 수준으로 유지하자"고 했고, 한국노총은 "공공의대 신설을 전제로 정원을 최소 1천명 늘리자"고 말했다.
한편 환자단체연합회는 "보건의료 정책을 '환자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1년 넘게 이어지는 의정 갈등과 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한편 환자기본법을 제정하고 보건복지부 내에 환자정책국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집인원 원점 복귀한 의과대학 상황은?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내년부터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이전 규모로 돌아가며 재수생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25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2025.5.25 ksm7976@yna.co.kr
여당 측은 구체적 공공의료 확충 목표치를 수립하겠다고 했지만 비급여 통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 수석전문위원은 "풍선 효과 등으로 공공의료 확충 목표치를 계산·제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이후 전문가와 논의하며 목표치를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비급여 관리에 대해서는 "백내장, 도수 치료(제한)는 국민적 공감이 크지만 잘못하면 의료 접근성에 제한을 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세밀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의료개혁 문제가) 의정 간의 대화로만 진행되는 방식을 지켜보았는데, 그 경우 대체로 협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의료개혁 안건은 공론화위원회 구조에서 모두 포괄하고 이해 당사자들이 모두 모여 합리적 논의를 통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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