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케이피항공산, 에이엠솔루션즈, 한양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3D프린팅 기반 대형 금속 압력용기가 극저온 환경에서 고압 조건의 내압 시험을 세계 최초로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개발한 고압용기. 생기원 제공
국내에서 3D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부품이 극저온 조건에서 고압을 견디는 시험에 통과했다. 우주발사체용 부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항공·우주 분야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케이피항공산, 에이엠솔루션즈, 한양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3D프린팅 기반 대형 금속 압력용기가 극저온 환경에서 고압 조건의 내압 시험을 세계 최초로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우주발사체나 위성에 탑재되는 고압용기는 액체연료와 추진제의 저장·공급, 자세제어용 가스의 고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핵심 부품이다. 우주발사체용으로 활용하려면 고압용기가 고강도이면서 가볍고 추진제 탱크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해 티타늄 합금이 주요 소재로 활용된다.
티타늄 합금 용기를 기존 주조 방식이나 단조 방식으로 제작하면 대형 제품 제작 시 소재 수급이 어렵고 설계상 제약으로 비용과 납기가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단조란 금속에 압력을 가해 형태를 바꾸는 가공 방식이다.
공동연구팀은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형상과 크기에 제약 없는 맞춤형 생산체계를 구현해 소재 효율성을 높이고 후처리 공정과 제작비용을 줄이는 적층제조 공정을 도입했다.
이협 생기원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레이저, 금속 와이어를 사용하는 지향성 에너지 증착(DED, Directed Energy Deposition) 방식의 적층제조 공정으로 직경 640㎜, 크기 130L급 티타늄 합금 고압용기를 제작했다. DED란 금속 재료를 에너지 빔으로 녹여 원하는 구조를 하나씩 적층하는 3D 프린팅 제조 기술이다.
연구팀은 공정 중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적층 품질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구조 특성과 열변형을 반영한 적층 경로 최적화 기법으로 대형 용기의 형상 정밀도와 기계적 물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두 개의 반구형 티타늄 부품을 각각 적층 제조한 후 열처리·정밀 가공·용접 공정을 순차 적용해 우주 환경에서의 부품 요구 품질을 만족하는 일체형 고압용기를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항우연은 극저온 시험을 주관해 만든 고압용기 내부를 영하 196℃의 액체질소로 냉각한 뒤 330bar(바, 수소 압력 단위)의 입증 압력까지 단계적으로 가압하는 방식으로 내압 성능을 평가했다. 입증 압력은 일시적으로 가하는 시험용 압력을 가리킨다.
용기 표면에 부착된 변형률 센서와 온도 센서, 영상 시스템을 활용해 정밀 계측한 결과 컴퓨터로 미리 예측한 구조 해석 수치와 일치하는 용기 성능을 기록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실증을 통해 실제 운용 조건을 모사한 극저온·고압 조건에서도 대형 적층제조 구조물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다양한 우주항공 응용 분야에 적층제조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준 항우연 책임연구원은 “공동연구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운용압에서 반복 가압 시험을 진행해 우주부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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