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외교 경로로 中에 "심각 우려…재발 방지 요청"
마이니치 "中전투기, 미사일 탑재하고 있었던 듯"

[서울=뉴시스]일본 정부는 태평양에서 지난 7~8일 중국군 전투기가 자위대의 초계기에 이상 접근을 했다고 발표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은 12일 현지 공영 NHK의 관련 보도 모습. <사진캡처=NHK>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예진 이재준 기자 = 일본 정부는 태평양에서 지난 7~8일 중국군 전투기가 자위대의 초계기에 비정상적인 접근을 했다고 발표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12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우발적인 충돌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상황은 일본 열도 남쪽 태평양 공해상에서 지난 7일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P3C가 중국 항공모함 산둥의 항행을 감시하던 중에 발생했다.

산둥에서 출격한 중국군 J15 전투기가 고도차 없는 수평 상태에서 P3C에 약 45m까지 접근했다. 이러한 접근은 오전 10시30분부터 11시를 넘어선 약 40분 간 계속됐다.

한 방위성 간부는 아사히신문에 "J15가 P3C를 추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8일에는 태평양 상공에서 산둥을 쫓던 P3C의 전방 약 900m를 J15가 가로질렀다. 이후 오후 2시부터 약 80분 간 추적해왔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J15는 7일과 8일 모두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는 "초계기, 자위대원에게 피해는 없었으나 우발적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중국 측의 행동에 방위성·자위대는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일본 정부는 태평양에서 지난 7~8일 중국군 전투기가 자위대의 초계기에 이상 접근을 했다고 발표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사진은 12일 현지 공영 NHK의 관련 보도 모습. <사진캡처=NHK>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방위성은 P3C가 중국 항모 산둥과 "안전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건 발생 후 발표까지 사흘이나 걸린 이유로는 "데이터 분석과 (P3C) 탑승원에 대한 청취 등 신중하게 사실관계를 조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방위성은 J15의 이상 접근에 의도가 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방위성의 담당자는 닛케이에 "자위대 조종사라면 하지 않을 행위"라고 말했다.

다른 방위성 간부는 마이니치에 "(중국이) 경계·감시하고 있던 P3C를 쫓아내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조종사 경험이 있는 자위대 간부는 "상공에서는 한 순간의 실수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사태"라고 말했다.

방위성은 이번 이상 접근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에게 신속하게 보고했다.

중국군 전투기는 2014년 5월과 6월에도 동중국해 상공에서 감시 비행에 나선 자위대기에 급접근해서 일본 정부가 중국에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 항공기에 대한 중국 군용기의 비정상적인 접근을 공표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최근 일본 주변에서는 중국 항모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7~9일 산둥은 일본 미야코지마(宮古島) 남동쪽 약 550㎞ 떨어진 해역을 항해했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인 오키노토리시마(沖ノ鳥島) 북동 해역에서 전투기, 헬기 이·착륙도 실시했다.

지난 9일에는 중국 항모 랴오닝도 일본 이즈·오가사와라(伊豆·小笠原) 제도와 미국 괌을 잇는 '제2열도선' 인근 태평양에서 산둥과 랴오닝 등 항모 2척이 동시에 항행한 것을 방위성이 처음으로 확인한 바 있다.

중국은 대륙 주변 해역에서 미국의 접근을 막기 위해 제2열도선을 설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열도선은 일본 난세이(南西)제도부터 대만, 필리핀 등까지 이어지는 지역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yjjs@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